돌고래 지옥 타이지에서 살아남아 팔려온 '허니'의 고독한 최후

  • 임병선 기자
  • 2020.04.21 17:21
혼자 남겨진 돌고래 허니 (사진 Dolphin Prject)/뉴스펭귄

일본 수족관이 문을 닫아 혼자 풀장에 남겨졌던 돌고래가 2년 넘게 방치됐다 결국 고독사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돌고래 보호단체 돌핀프로젝트(Dolphin Project)는 2018년 2월 문을 닫은 이누보사키 마린파크(犬吠埼マリンパク)에 혼자 남겨졌던 돌고래 ‘허니’가 결국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치바현(千葉県) 조시시(銚子市))에 위치한 이 수족관은 재정난에 시달리다 문을 닫았다. 이후 돌고래 ‘허니’를 비롯한 46마리 펭귄을 시설에 둔 채로 매매됐으나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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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족관에서 돌고래 쇼가 행해졌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허니도 생전에는 돌고래 쇼에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아쿠아리움의 돌고래 쇼 장면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돌핀프로젝트는 허니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며 관계자를 통해 정보를 입수해 왔다. 허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영상 촬영도 여러 번 시도했다. 

2018년 8월 공개된 영상을 통해 허니가 돌고래 쇼 전용 좁은 풀장에서 혼자 쓸쓸히 헤엄치는 모습이 공개돼 많은 이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풀장을 비롯한 대부분 시설은 정화가 멈췄는지 더러운 상태다.

혼자 남겨진 풀장에서 헤엄치는 허니 (사진 돌핀프로젝트 비메오 영상 캡처)/뉴스펭귄

돌핀프로젝트에 따르면 문을 닫은 이후 직원이 찾아가 허니에게 밥을 주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됐으나 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돌핀프로젝트는 허니의 몸값을 치르고 데려오려고 거래를 시도했으나, 거래가 성사되기 전에 허니는 죽음을 맞았다. 이에 돌핀 프로젝트는 “허니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단체 측은 “미국, 한국, 아이티,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다”며 “당시에는 돌고래를 구조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허니는 잔인한 돌고래 살육으로 악명 높은 타이지(太地) 마을에서 2005년 포획돼 이 수족관으로 팔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옥같은 살육 현장에서 살아남았지만 돌고래 쇼에 이용되다 결국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각국에서 허니를 위한 애도사가 이어지고 동물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방송에 등장한 다이지 마을 돌고래 살육 현장 (사진 mbc'휴머니멀')/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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