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이 아닌데?' 맥주에 무슨 일이

  • 박연정 기자
  • 2023.10.12 17:32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지구가열화로 맥주 맛과 품질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구가열화 영향으로 맥주의 핵심 원료 '홉'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맥주 맛과 품질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0일(현지시간) 발표됐다. 홉은 맥주에 특유의 향기와 쓴맛을 부여하는 첨가물이다.

연구진은 전세계 홉 재배율이 높은 독일, 체코, 슬로베니아 등을 대상으로 1971년부터 2050년까지 지구가열화와 홉 생산량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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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에 따르면 홉 생산량은 2050년 최대 18%까지 감소할 수 있으며, 덥고 건조한 환경이 지속된다면 맥주의 쓴맛을 부여하는 알파산 함량이 최대 31%까지 줄어들 수 있다.

홉은 기후와 환경에 민감한 식물이라 재배가 까다로운데, 최근 기온 상승과 가뭄이 빈번해지며 홉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 1970년에서 2018년 사이 기온이 높아지며 재배 시기가 13일 앞당겨졌다.

새싹이 빨리 피면 수확도 빨라지기 때문에 농부들이 수확 및 가공 일정을 잡기 어려워 홉 재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홉.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홉.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홉은 맥주 향과 맛을 풍성하게 만든다. 최근 몇 년간 풍미가 강한 수제맥주가 유행하며 고품질 홉의 수요가 증가했다. 고품질 홉은 더 까다로운 환경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환경은 극히 제한적이다.

연구진은 1971년~1994년과 1995년~2018년의 아로마홉 연간 평균 생산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1995년 이후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량이 감소했다. 평균적으로 1헥타르(㏊)당 0.13~0.27톤이 감소했다.

슬로베니아 첼예 지역은 연평균 홉 생산량이 19.4% 줄어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홉 생산이 많은 독일도 생산량이 줄었다. 독일 슈팔트는 19.1%, 할러타우는 13.7%, 테트낭은 9.5%가 각각 감소했다. 

코넬대학교 식품 및 음료관리 선임강사 더글러스 밀러는 "기후위기로 수많은 농작물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홉은 까다로운 식물이기 때문에 지구가열화로 흉작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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