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유리창에 떼죽음 당한 새들…"사체 무더기, 두꺼운 카펫인줄"

  • 남주원 기자
  • 2023.10.11 12:07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 (사진 Field Museum 공식 X 계정)/뉴스펭귄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 (사진 Field Museum 공식 X 계정)/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시카고에서 하룻밤 새 1000마리에 달하는 새들이 투명 유리창에 충돌사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하룻밤 사이 명금류 약 1000마리가 미국 시카고에 있는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McCormick Place Lakeside Center) 건물에 충돌해 숨졌다.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는 북미 최대 전시·컨벤션 센터로 건물 대부분이 유리로 이뤄져 있다. 부상당한 새들의 수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된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 (사진 Field Museum 공식 X 계정)/뉴스펭귄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 (사진 Field Museum 공식 X 계정)/뉴스펭귄

사건은 지난 4일과 5일 사이 발생했다. 철새들은 겨울 서식지인 남쪽으로 이동하던 중 투명한 유리 건물에 부딪혀 집단폐사했다. 사체에는 아메리카솔새, 갈색지빠귀, 미국멧도요를 비롯한 다양한 명금류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0년간 센터 부지에서 조류 충돌을 집계해온 한 직원은 새 사체 수가 너무 많아 마치 두꺼운 카펫이 깔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사례는 40년 동안 본 적이 없다”고 외신과 인터뷰에 전했다.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 (사진 Field Museum 공식 X 계정)/뉴스펭귄
맥코믹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센터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 (사진 Field Museum 공식 X 계정)/뉴스펭귄

미국조류보호협회(American Bird Conservancy)에 따르면 매년 최대 10억 마리에 이르는 새가 유리창 충돌로 죽는다. 특히 철새들의 이동이 가장 많은 봄과 가을에 집단폐사 발생 위험이 크다.

유리창과 함께 건물 조명은 이번 조류 떼죽음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대형 구조물이 내뿜는 조명을 비롯해 도시의 빛 공해는 새들에게 치명적이다.

투명 유리창과 빛 공해뿐만 아니다. 전문가들은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가을철 이상기온이 시카고 철새들의 이동 시기에 영향을 미쳤다며 결국 투명 유리창과 조명, 이상기온이 모두 합쳐져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