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방문자 없던 동굴서 '미세플라스틱' 발견

  • 남예진 기자
  • 2023.10.06 07:00
클리프 동굴서 시료를 채취 중인 연구진. (사진 세인트루이스대학교)/뉴스펭귄
클리프 동굴서 시료를 채취 중인 연구진. (사진 세인트루이스대학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해양뿐만 아니라 심해, 극지, 구름, 토양 등 세계 각지를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이 지난 30년간 사람의 방문이 금지된 동굴에서도 발견돼 화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환경과학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과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에 최근 발표했다.

해양과 지표수 내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지하수와 동굴은 생태적, 경제적 중요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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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구진은 지하수와 동굴에 얼마나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고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연구진은 미주리주 '클리프 동굴(Cliff Cave)'에서 침전물과 지하수를 채취했다. 이곳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ear Threatened, NT)' 등급인 인디애나박쥐(Myotis sodalis)를 보호하기 위해 1993년부터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다.

왼쪽은 평소에 동굴 출구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며, 오른쪽은 홍수가 발생했을 때의 모습이다. (사진 Floods enhance the abundance and diversity of anthropogenic microparticles (including microplastics and treated cellulose) transported through karst systems 논문)/뉴스펭귄
왼쪽은 평소에 동굴 출구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며, 오른쪽은 홍수가 발생했을 때의 모습이다. (사진 Floods enhance the abundance and diversity of anthropogenic microparticles (including microplastics and treated cellulose) transported through karst systems 논문)/뉴스펭귄

그 결과 동굴에서 채취한 모든 시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고, 홍수가 발생할 경우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동굴에 유입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 평소 동굴에 유입되는 물에는 미세플라스틱이 리터 당 9.2개 포함됐지만, 홍수가 발생할 경우 리터 당 81.3개까지 증가했다.

홍수를 통해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물이 빠져나간 후에도 동굴 침전물 속에 섞여 수십 년 이상 동굴에 머물게 된다.

이에 연구진은 기후위기가 극심해질수록 강우 현상과 홍수가 빈번해질 뿐 아니라, 강도도 거세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주저자인 엘리자베스 하센뮐러 박사는 "동굴에 유입되는 유량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홍수의 빈도와 규모가 증가할수록 더 많은 잔해가 흘러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탐사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잔해 중 대다수가 섬유 형태인 만큼,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학섬유 의류 사용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지속해서 동굴에 유입될 경우, 동굴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식수 자원인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센뮐러 박사는 "동굴 내 서식하는 어류나 작은 생물들은 다른 서식지로 이동하기 어렵다"며 "결국 이들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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