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내놔' 트럭 세워 사탕수수 요구하는 코끼리들

  • 남예진 기자
  • 2023.10.08 00:15
화물트럭을 세워 사탕수수를 훔쳐가는 코끼리. (사진 X @Rainmaker1973 영상 캡처)/뉴스펭귄
화물트럭을 세워 사탕수수를 훔쳐가는 코끼리. (사진 X @Rainmaker1973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최근 화물트럭으로부터 '통행료'를 징수하는 코끼리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의 한 유저(@Rainmaker1973)는 캄보디아와 태국에 서식하는 코끼리들이 사탕수수 트럭을 멈춰 통행료를 청구하는 영상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영상 속 코끼리는 차를 멈추라는 듯 소리를 내며 길을 가로막았고, 트럭이 멈추자 사탕수수 일부를 집어 갔다.

코끼리는 일반 차량이 지나갈 때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지만, 화물트럭이 지나갈 때만 길을 가로막았다. 먼발치에서도 사탕수수를 싣고 있는 차량을 알아보고 멈춰 세운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태국과 캄보디아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도 흔히 관찰되고 있다.

최근 인도 산림청 소속 한 직원은 화물차 운전사가 코끼리를 도로변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사탕수수 더미를 주는 장면을 촬영해 '정글세(Jungle Tax)'라는 문구와 함께 X에 게재했다.

코끼리들이 이렇듯 위험을 감수하고 사탕수수를 노리는 이유는 사탕수수가 다른 식물에 비해 당도가 높고 열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최대 18시간 동안 평균 160㎏에 달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코끼리에게는 맛 좋고 효율도 뛰어난 식량인 셈이다.

다만 동물 전문 매체 '애니멀 어라운드 더 글로브(Animals Around The Globe)'는 코끼리가 지속해서 사람들의 사탕수수를 노린다면 서로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야생 코끼리 서식지와 가까운 사탕수수 농가일수록 더욱 위험하다.

실제 지난 3월 태국에서 사탕수수와 바나나의 단맛에 중독된 코끼리들이 320만㎡에 달하는 밭을 초토화했으며, 2년 전에는 보초를 서던 농부가 사탕수수밭을 습격한 코끼리에게 밟혀 사망하기도 했다.

이에 코끼리의 습격을 막으려 덫을 설치하거나, 코끼리에게 총을 쏴 상해를 입히는 농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아직은 충돌사고가 발생한 적 없지만, 이러한 일이 빈번해진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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