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에 떠다니는 '이것', 기후마저 뒤바꾼다

  • 남예진 기자
  • 2023.10.04 16:05
구름 낀 후지산. (사진 클립아트 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구름 속의 미세플라스틱이 기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은 고산지대부터 극지, 심해 등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부터 생물체의 혈액, 폐, 태반, 배설물 등 다양한 곳에 침투해 있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구름 속에도 존재할 뿐 아니라,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과학 학술지 '환경과학 회보(Environmental Chemistry Letters)' 12월호를 통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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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고도 1300~3776m 부근의 오야마산과 후지산에서 구름 샘플 채취에 나섰다. 오야마산과 후지산 남동쪽 기슭은 대기경계층과 인접해 있으며 후지산 정상은 자유대류권 부근에 위치한다.

연구진은 적외선 분광법을 통해 각 구역에서 채집한 샘플의 화학적 성질과 물리적 성질을 분석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5000㎛)이하의 플라스틱을 지칭하는 단어다. (사진 클립아트 코리아)/뉴스펭귄
미세플라스틱은 5㎜(=5000㎛)이하의 플라스틱을 지칭하는 단어다. (사진 클립아트 코리아)/뉴스펭귄

그 결과 구름에서 고무 1종과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아미드,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분자 화합물 9종이 검출됐다.

구름 속 미세 입자는 리터 당 6.7~13.9개 분포했고, 입자의 크기는 7.1㎛부터 94.6㎛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자유대류권과 대기경계층에서 구름과 대기 중의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해 낸 최초 사례일 것"이라고 밝혔다.

검출된 입자는 본래 물과 잘 결합하지 않는 소수성을 띠는 물질이지만,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면서 물과 잘 결합하는 친수성으로 변질됐다.

이에 연구진은 "미세입자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뿐 아니라, 친수성을 갖게 되면서 '구름 응결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기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이 구름의 구성요소로서 '플라스틱 강우'를 유발하고, 사람이 먹고 마시는 대다수의 것들을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특히 자유대류권은 풍속이 강해 대기오염물질을 장거리까지 운송시키는데, 대기 중의 미세플라스틱도 자유대류권을 통해 환경오염에 기여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저자인 히로시 오코치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자유대류권을 통해 운반되면서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며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선제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기후위기와 생태적 위험이 현실화할 뿐 아니라, 향후 돌이킬 수 없는 환경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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