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었지만 배고파요" 나무늘보에게 무슨 일이?

  • 박연정 기자
  • 2023.09.27 11:40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세계에서 가장 느린 포유류 나무늘보가 기후위기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 CBS 방송은 중남미 국가 코스타리카에서 나무늘보 개체수를 조사해 온 과학자 베키 클리프의 말을 인용하며 기후위기로 나무늘보 개체수가 줄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리프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날씨가 극단적으로 변하면서 나무늘보의 소화를 돕는 장내 미생물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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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성 기후인 코스타리카는 최근 덥고 건조한 극단적 건기와 춥고 비가 내리는 긴 우기 등 연이은 기상이변을 겪고 있다. 

클리프는 "이런 극단적 날씨는 나무늘보가 생존하도록 진화된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무늘보는 나뭇잎을 먹으며 살아가고, 그 나뭇잎은 위장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소화시킨다. 그런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위장 속 미생물들이 죽어버렸다"며 "뱃속에 먹이가 있지만 소화를 못 해 영양분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간 역시 나무늘보 개체수 감소에 일조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범위가 넓어지며 나무늘보의 생활반경과 겹치게 됐고 이에 따라 나무늘보 서식지가 영향을 받고 있다. 

나무늘보는 일생의 90%를 덩굴이나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채 지내는데, 서식지 범위가 좁아지면서 도심에서 목격되는 사례가 늘었다. 실제 최근 나무늘보가 전깃줄을 잘못 붙잡았다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15년간 나무늘보를 연구해 온 동물학자 루시 쿡은 "지구가 무서운 속도로 파괴된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속도와 편리함에 중독됐기 때문"이라며 "나무늘보처럼 느리고 지속가능한 삶을 사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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