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크기로 바다에 펼쳐진 가늘고 긴 실...상상도 못한 정체

  • 임병선 기자
  • 2020.04.17 13:58
바깥 원 지름이 무려 47m에 달한다 (사진 'Schmidt Ocean'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엄청나게 가늘고 길게 사는' 생물체가 포착됐다. 세계 최장 해양생물이 될 지도 모른다.

호주 해양 과학자 네리다 윌슨(Nerida Wilson) 박사는 해양탐사 도중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엄청나게 기다란 끈 형태 물체를 발견했다. 그는 탐사선 아래에서 발견된 해당 물체가 생명체임을 직감했다. 

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무인 잠수 로봇을 보내 영상을 촬영했다. 탐사 목적이 심해 생물 조사였기 때문에 완벽한 연구 기회기도 했다. 윌슨 박사는 영상 속 생물체가 관해파리 일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정확한 종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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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윌슨 박사의 연구 단체인 슈미트 해양연구소(Schmidt Ocean Institute)가 트위터에 당시 포착한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마치 거대한 물결처럼 보이는 긴 생명체가 바다 위에 고요하게 원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만약 과학자가 아니었다면 생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모습이다. 마치 바닷속에 그려진 등고선 같기도 하다.

영상으로는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윌슨 박사가 제공한 정보는 크기를 체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인 잠수 로봇으로 레이저를 조사(광선이나 방사선 따위를 쬐는 일)해 길이를 측정한 결과 원형으로 펼쳐진 관해파리 안쪽 원은 지름이 15m였고, 바깥 원 지름은 47m였다. 야구장 내야 대각선 길이가 약 38m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윌슨 박사는 “정확한 길이 파악에 나섰다. 이 생물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최장 해양생물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해당 생물이 촬영된 장소는 호주 서부 해안 닝갈루 협곡(Ningaloo Canyon)이다. 해수면으로부터 670m 깊이에서 발견됐다.

관해파리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각 유기체(개충)가 협력하며 사는 군체(같은 종류 개체가 공통 신체를 구성하는 집단) 형태다. 각각 유기체는 말랑말랑한 관 속에 살며 저마다 특정 역할을 갖는다. 어떤 유기체는 촉수를 이용해 작은 갑각류나 물고기를 사냥하고, 어떤 유기체는 바다에서 영양분을 모으는 식이다.

다른 관해파리 종 이미지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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