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도 찾지 못한 '마법의 재료'...탈석유 포기

  • 박연정 기자
  • 2023.09.26 11:16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레고가 탈석유 장난감 블록 만들기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덴마크 기반의 세계적인 조립장난감 제조업체 레고가 석유 기반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블록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이를 2년 만에 중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한 블록 생산 공정이 오히려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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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대표 닐스 크리스티안슨은 "수백 가지 재료를 테스트했으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재료'는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위 프로젝트가 실패했음을 알렸다.

레고는 1963년부터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플라스틱을 이용해 블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2021년 ABS 플라스틱을 재활용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ABS 플라스틱은 내구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으나 플라스틱 1㎏를 제조하는 데 약 2㎏의 원유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후위기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소재다.

이에 따라 레고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레고 환경책임ㆍ지속가능재료 담당 부사장 팀 브룩스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블록을 만드는 것은 마치 자전거를 철이 아닌 나무로 만드는 것과 같다"며 "ABS 플라스틱과 같은 단단함을 갖추려면 내구성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성분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공장 시설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닐스 크리스티안슨은 "친환경적이고 재활용된 물질 함유량을 늘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며 "2025년까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투자를 매년 30억 달러(약 4조 221억원)로 3배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레고는 1932년 설립됐으며 '재미있게 놀다'를 의미하는 덴마크어 'LEG GODT'를 줄여 레고(LEGO)라고 이름 붙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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