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서재] 명절증후군 없는 차례상, 가능합니다

  • 손아영
  • 2023.09.22 09:54
(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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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비명 없는 평화밥상


[뉴스펭귄 손아영] 여기 ‘평화밥상 연구가’가 있습니다. 세계의 평화는 참된 밥상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식물식 평화밥상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식물식평화세상’의 이영미 대표입니다. 그는 20살 무렵 세상의 평화에 대해 처음 생각했고, 결혼 후 스스로 밥상을 차리며 참된 밥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자연식물식을 공부하며 자연스레 동물성 식품 없는 밥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의 무해한 밥상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맛도 영양도 좋은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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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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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고구마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매일 먹는 주식과도 같습니다. 고구마에는 눈에 좋은 카로틴이 들어 있으며 많은 양의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여분의 염분을 소변과 함께 배출하도록 도와 고혈압을 비롯한 성인병에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고구마의 섬유질은 배변을 촉진해 장을 건강하게 하고, 피로 해소와 식욕 증진에도 효과가 있죠. 이처럼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고구마는 열매뿐만 아니라 줄기 부분도 아주 좋은 반찬 재료가 됩니다. 그의 자녀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반찬은 ‘고구마 줄기 김치’인데요. 줄기를 씻어 소금에 살짝 절인 뒤 약초나 다시마를 삶은 물에 찹쌀현미 가루로 풀을 쑤고 고춧가루를 풀어줍니다. 여기에 생강을 다져 넣고, 배나 사과를 조금 갈아 넣은 뒤 모자라는 간은 집간장이나 죽염으로 맞춰주면 달콤하고 아삭한 고구마 줄기 김치가 완성됩니다. 고구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봐도 좋을 듯하네요.

 

 

명절증후군 없는 평화차례상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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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마 남지 않은 추석, 차례상에 대한 걱정으로 벌써 명절증후군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영미 대표는 현미식물식(*자연식물식을 먹을 때 ‘현미’라는 통곡물을 포함하는 게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사용한 표현) 차례상이 환경과 건강을 위할 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을 줄이고 명절증후군도 치유할 수 있는 '밥상 혁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현미식물식으로 차례상을 차린다면 밥은 현미밥으로, 국은 채수로, 전은 고구마에 통밀가루 반죽옷을 입힌 전으로, 간식은 통곡식과 현미조청으로 만든 현미오곡강정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현미식물식은 너무 거칠거나 딱딱한 겉껍데기를 제외한 대부분은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몸 밖으로 음식물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요리나 설거지 등의 부엌일도 훨씬 단순해집니다. 또 밥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기, 생선, 달걀 등 동물성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요리할 때 나는 피비린내가 나지 않아 몸과 마음 모두 가벼워지죠.

 

 

동물을 가두지 않는 나라, 부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식물식을 실천하는 그는 여행지도 남다릅니다. 자연만을 위해 기도하고,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지 않는,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부탄’입니다. 부탄은 외국인의 무분별한 방문으로 환경이 파괴될 미래를 염려해 여행객의 방문 절차가 제법 까다로운데, 2017년 한국과 부탄의 수교 30주년 기념으로 특별 기간이 열린 덕분에 그의 첫 번째 채식평화여행이 시작됐죠. 부탄은 도축과 낚시가 금지된 국가입니다. 때문에 고기는 인도에서 수입된 것만 먹을 수 있으며, 매월 일정한 시기에는 그마저도 금지됩니다. 소, 말 등 가축이나 동물을 키우더라도 묶어서 키우는 경우는 없습니다. 도시에는 개들도 사람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죠. 또한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화장하고 난 재를 석회반죽으로 빚어 주먹보다 작은 상징물을 만들 뿐, 무덤이나 비석이 없습니다. 부탄이 평화롭고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는 사람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일상 덕분이 아닐까요?

 

 

당신의 밥상은 평화로운가요?


이영미 대표는 이야기합니다. “평화란 한 그릇의 음식이 내 앞에 오기까지의 과정에 고통스러운 울음소리와 피비린내가 없는 곳에야 저절로 찾아오겠지요” 한순간에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꾸준히 우리가 먹는 음식의 기원을 떠올리며 평화로운 밥상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 보면 우리의 밥상에도 조금씩 평화가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요? 먹고 마시는 즐거움은 인간만의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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