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100만톤클럽-전기전자①] 삼성전자, 감축노력 '최하위'

  • 이후림 기자
  • 2023.09.21 14:20

전기전자업종 10개 기업 온실가스 감축노력 등 분석
LG전자,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가장 우수' 평가
10개 기업 모두 온실가스 관련 정보공개는 '만점'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기후행동지수 평가 프로젝트’는 2018~2021년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 대상 기업 1077곳 가운데 연간 100만톤(tCO2eq)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을 업종별로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 기업들을 ‘온실가스 100만톤클럽’으로 명명했으며, 여기에 속한 개별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며 실제 어떤 효과를 내는지 업종 내에서 비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평가는 모두 5개 영역에서 이뤄지며, 영역별 점수를 종합, ‘기업기후행동지수’로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프로젝트에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소장 최동진)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회장 오창환) 국토환경연구원 뉴스펭귄 등이 참여한다. 앞서 지난 6월에 시멘트업종, 7월에 석유화학·정유업종 등을 분석해 발표했다. [편집자]

[뉴스펭귄 이후림기자] 국내 주요 전기전자업종 기업 10곳 가운데 온실가스감축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LG전자, 가장 미흡한 곳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스펭귄이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진행중인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전기전자업종 기후행동지수 평가’를 통해서 나온 결과다. 

이번에 분석대상인 10개 기업은 ▲삼성계열사 4곳(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LG 계열사 3곳(LG전자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SK 계열사 2곳(SK하이닉스 SK텔레콤), 그리고 KT 등이다.

이 가운데 삼성SDI(587,846톤) 삼성전기(458,723톤) LG전자(435,791톤) 등 3곳은 2021년 기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톤(tCO2eq)을 넘지 않았지만, 기업의 인지도와 매출액 등을 고려, 이번 분석대상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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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후림기자/뉴스펭귄
그래픽 이후림기자/뉴스펭귄

21일 프로젝트팀이 공동으로 발표한 분석결과를 보면 10개 기업의 기후행동지수 평가(100점 만점 기준)에서 LG전자는 95.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SK텔레콤이 77.9점으로 뒤를 이었고, 삼성SDI(74.3) LG유플러스(71.2) 등의 순이다. 삼성전자는 33.8점으로 최하위였다. 삼성전자는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과다만으로 평가하는 ‘책임성’영역과 2018년 대비 2021년의 온실가스 증감률을 보는 ‘효과성’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게 기후행동지수 평가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LG전자 북미 테네시공장. LG전자는 2021년부터 이 공장 사용에너지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 탄소배출량을 전년보다 63% 줄였다고 밝혔다.(사진 LG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뉴스펭귄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LG전자 북미 테네시공장. LG전자는 2021년부터 이 공장 사용에너지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 탄소배출량을 전년보다 63% 줄였다고 밝혔다.(사진 LG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뉴스펭귄

 

온실가스 감축성과, LG전자 ‘으뜸’

LG전자는 종합평가의 기준이 되는 5개 영역 가운데 모두 4개 영역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5개 영역은 ▲온실가스 총배출량 규모만으로 평가하는 ‘책임성’ ▲온실가스 감축성과가 평가기준인 ‘효과성’ ▲지속가능(ESG)보고서 작성 및 공개충실성을 보는 ‘투명성’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평가하는 ‘적극성’ ▲에너지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즉 탄소집약도를 재는 ‘효율성’ 등이다.

LG전자는 2018년 대비 2021년에 온실가스를 55.2% 줄였다. 감축률 –55.2%는 분석대상 기업 가운데 단연 압도적인 성과다. 이어 LG디스플레이가 –28.6%로 감축률이 컸고 삼성디스플레이도 –9.7%로 감축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7개 기업은 모두 온실가스배출량이 늘었다. LG유플러스가 35.3% 증가해 가장 컸고 삼성전자 34.5%, KT 21.5%, SK하이닉스 19.5% 등을 기록했다.

온실가스 감축성과는 특정 기업이 일정 기간 구체적으로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지 보는 것인 만큼 기업들의 ‘기후행동’에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점이다. 기후행동은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의미한다.

2021년 기준 온실가스 총 배출량에 있어서는 삼성전자가 1449만여톤으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 ‘책임성’ 영역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연간 배출량이 1000만톤 이상인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어 LG디스플레이 478만여톤, 삼성디스플레이 469만여톤, SK하이닉스 452만여톤 등의 순으로 배출량 규모가 컸다. 반면 LG전자는 43만5000여톤으로 분석대상 기업 중 배출량이 가장 적었다. 

에너지 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하는 효율성(탄소집약도)에 있어서는 LG유플러스(42.4점) SK텔레콤(42.3점) 삼성전기(42.3점) 삼성SDI(41.9점) KT(41.8점) 등 5개 기업이 100점 만점에 40점대를 기록,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LG디스플레이가 최하위였고, 삼성전자도 8.6점으로 낮았다.  

지난 6월30일 발표한 삼성전자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출처 삼성전자)/뉴스펭귄
지난 6월30일 발표한 삼성전자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출처 삼성전자)/뉴스펭귄

 

온실가스배출현황 공개 등 ‘투명성’은 모두 ‘만점’

감축목표 설정 등 ‘적극성’은 LG계열사들이 ‘우수’

평가영역 중 ‘투명성’은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현황과 목표, 감축성과 등을 얼마나 충실하게 공개하는지 평가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기후공시가 의무화되는 추세에 비춰볼 때 중요한 지표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후공시인 탄소공개프로젝트(CDP)나 과학기반 감축 이니셔티브(SBTi),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 등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지속가능보고서 또는 ESG보고서 발간여부와 발간주기 등을 기초로 기업들의 기후행동 투명성을 평가했다.

구체적 평가기준은  ▲2018~21년 보고서 발간 여부 ▲정기적 발간 여부 ▲최종발간 시점(최근 2년 이내) ▲scope1,2배출량 공개여부 ▲scope3 배출량 공개여부 등이다.

평가결과 10개 기업 모두 평가기준을 충족해 100점 만점을 받았다. 이는 앞서 시멘트업종, 석유화학 및 정유업종을 평가했을 때 없었던 일로, 전기전자업종이 배출량 산정과 보고에 있어서 가장 적극적이라는 점을 반증한다.

적극성 평가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설정하는지를 본다. 주요 평가기준은 ▲감축목표설정이 2050탄소중립 경로에 부합하는지 ▲5년 이내 단기목표를 설정했는지 ▲2030년 감축목표로 2018년 대비 40% 감축을 설정하고 있는지 등이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3곳이 만점을 받았고,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2곳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희 박사는 “이번 평가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반도체업종의 한계와 장벽을 감안하더라도 예상 밖 결과”라면서 “특히 온실가스 감축의 구체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전자업종 기업들이 온실가스배출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이 박사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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