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선정 한국 디자이너가 '돌연변이 초밥' 선보인 이유

  • 남주원 기자
  • 2023.09.13 17:24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미래에 마주할지도 모를 괴이한 초밥들. (사진 팽민욱 씨 제공)/뉴스펭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미래에 마주할지도 모를 괴이한 초밥들. (사진 팽민욱 씨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이미 엎질러진 오염수를 다시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염수 방류의 불확실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며, 정부 차원의 투명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합니다."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실을 꼬집은 작품 <Sushi from 2053>이 눈길을 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초밥 같지만 자세히 보면 색깔부터 모양, 무늬까지 묘하게 이상한 초밥들. 팽민욱 디자이너는 2053년에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를 '돌연변이' 초밥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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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오는 2053년까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다. 최소 30년 동안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팽민욱 씨는 "미래세대가 겪게 될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오염수 방류 종료를 목표로 하는 30년 후의 시점에서 작품을 제작했다"고 뉴스펭귄에 전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우리는 지금 일어나는 환경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며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고자 이번 작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팽민욱 디자이너는 93년생 부산 출신으로 현재 영국 런던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산업디자이너다. 올해는 포브스(Forbes) 선정 디자이너로, 지난해에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IDEA'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혁신적인 디자인과 통찰력으로 전세계 주목을 받고 있다.

팽민욱 디자이너. (사진 팽민욱 씨 제공)/뉴스펭귄
'Forbes 30 Under 30'(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유망주 30인)에 선정된 팽민욱 디자이너. (사진 팽민욱 씨 제공)/뉴스펭귄

영국에 살면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낮은 관심 앞에 당황한 적도 있다. 이 같은 경험은 팽 씨가 자신의 작업을 통해 오염수 방류 문제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목표를 명확하게 만들어줬다.

팽민욱 디자이너는 "지난 8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표에 따르면, 이번 오염수 방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단편적인 분석일 뿐이며, 장기적인 영향을 확신할 수는 없는 추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대규모 오염수 해양 방류는 과거에는 전례가 없었을뿐더러 오염수가 장기간 해양생태계와 인간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30년 또는 그 이상 누적될 피해에 대해 그저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회피이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팽민욱 디자이너는 뉴스펭귄의 열렬한 독자이기도 하다. 후쿠시마 오염수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지속가능성과 환경문제에 관심이 크다. 

일례로 2021년 선보인 프로젝트 <Shellter>를 통해서는 버려진 굴 껍데기를 활용해 새로운 바이오소재를 만들고, 이를 소라게를 위한 인공 껍데기로 제작했다. 한국의 굴 껍데기 폐기 문제와 태국의 소라게 껍데기 부족 현상을 둘 다 해결하기 위한 모색이었다.

이처럼 그는 인간이 현재 겪고 있거나 혹은 미래에 겪게 될 환경과 사회문제를 다루는 데 진심이다. 특히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고,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환경문제에 눈길이 간다는 그였다.

런던에서의 생활은 팽민욱 디자이너의 생태감수성을 한층 키워줬다. 팽 씨는 "이곳에 살면서 도심 속 공원처럼 녹지 공간이 주는 편안함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점차 환경이라는 주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자연스레 오염수에 대한 뉴스도 관심 갖고 보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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