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얼룩 없어'… 야생서도 민무늬 기린 포착

  • 남예진 기자
  • 2023.09.13 13:38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발견된 민무늬 앙골라기린. 왼쪽의 어미와 함께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사진 Giraffe Conservation Foundation)/뉴스펭귄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발견된 민무늬 앙골라기린. 왼쪽의 어미와 함께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사진 Giraffe Conservation Foundation)/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미국 테네시주 브라이츠동물원에 이어, 아프리카 야생서도 민무늬 기린이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야생 기린 보존단체인 '기린보호재단(Giraffe Conservation Foundation, GCF)'은 나미비아 사설 야생동물보호구역인 마운트 엣조 사파리에서 민무늬 앙골라기린을 발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앙골라기린은 아프리카 야생 최초의 민무늬 기린으로, 최근 미국 브라이츠동물원에서 태어난 민무늬 기린 '키페키(Kipekee)'처럼 갈색 털로 뒤덮인 외형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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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를 쫓아다니는 민무늬 앙골라기린. (사진 Giraffe Conservation Foundation)/뉴스펭귄
어미를 쫓아다니는 민무늬 앙골라기린. (사진 Giraffe Conservation Foundation)/뉴스펭귄

기린의 무늬가 포식자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한 위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민무늬가 생존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GCF의 공동설립자이자 보존책임자인 줄리안 페네시 박사는 "무늬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했거나, 열성 유전자가 발현한 것일 수 있다"며 "자세한 건 유전자 분석을 시행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간 독일 젠켄베르크 생물다양성연구센터와 함께 기린 유전자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이 현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른쪽의 앙골라기린은 최근 화제가 된 민무늬 그물무늬기린 '키페키'처럼 갈색털로 뒤덮여있다. (사진 Giraffe Conservation Foundation)/뉴스펭귄
오른쪽의 앙골라기린은 최근 화제가 된 민무늬 그물무늬기린 '키페키'처럼 갈색털로 뒤덮여있다. (사진 Giraffe Conservation Foundation)/뉴스펭귄

GCF의 공동설립자인 스테파니 페네시 박사는 "현재 기린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보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미래세대는 야생에서 기린을 만나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아프리카 내에 서식하는 기린은 약 11만 7000마리로 추정되며, 이미 아프리카의 7개국에선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파니 박사는 "하지만 지금 당장 보존 조치를 취한다면 점잖은 거인들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취약종으로 등재된 기린. 크게는 북부기린, 남부기린, 마사이기린, 그물무늬기린 총 4종으로 구분되며 
세계자연보전연맹에 취약종으로 등재된 기린. 크게는 북부기린, 남부기린, 마사이기린, 그물무늬기린 총 4종으로 구분된다.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한편 기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Vulnerable, VU)' 종으로 등재됐으며, 이중 남아프리카기린의 아종인 앙골라기린은 '관심대상(Least Concern, LC)'종이지만 개체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가뭄과 산불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밀렵, 전쟁에 의한 피해에 노출되고 있는 만큼, 브라이츠동물원과 GCF 측은 민무늬 기린을 통해 사람들이 기린이 처한 상황과 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길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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