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라던 종이 빨대에서 유해 물질 검출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플라스틱 빨대 대신 사용되고 있는 종이 빨대에서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벨기에 앤트워프대학교 티모 그로핀 박사 연구팀은 자국에서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를 대상으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검사한 연구 결과를 2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식품첨가물과 오염물질'에 발표했다. 

39개 중 무려 69%에 해당하는 27개 브랜드에서 PFAS가 검출됐고, 특히 종이 빨대 20개 중 90%에 해당하는 18개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 

PFAS는 탄소와 불소가 결합한 유기화합물로 방수, 얼룩, 내열 등에 탁월해 의류, 생활용품, 식료품, 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PFAS는 탄소와 불소의 강한 결합으로 이뤄져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자연적인 분해가 어려워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장 많이 검출된 PFAS인 과불화옥탄산(PFOA)은 이미 2020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이 밖에 트리플루오르아세트산(TFA), 트리플루오르메탄설폰산(TFMS)도 검출됐다. 이 물질들은 수용성이 높아 음료로 침출될 위험이 있는 PFAS다. 

연구진은 "종이 빨대에서 유독 PFAS 검출 비율이 높은 건 방수코팅 등에 PFAS가 쓰였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사 대상이 된 모든 빨대 제품의 PFAS 농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PFAS 체내 축적 정도가 낮고 대다수 사람이 빨대를 가끔 사용하는 만큼 인체에 미치는 유해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로펜 교수는 "적은 양이라도 체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에 따른 부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PFAS는 소량으로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 않으나 지속적으로 축적되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 결과가 국내서 논란이 되자 한솔제지는 "자사 종이 빨대 제품엔 PFAS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30일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