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외딴 나라 '나우루'에 사는 동물 4종

  • 이후림 기자
  • 2023.08.20 00:05
2002년 나우루 위성사진. (사진 U.S. Department of Energy's Atmospheric Radiation Measurement Program)/뉴스펭귄
2002년 나우루 위성사진. (사진 U.S. Department of Energy's Atmospheric Radiation Measurement Program)/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지구상 가장 외딴 나라로 알려진 '나우루'에 가는 유일한 방법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나우루는 호주 해안에서 북동쪽으로 약 322㎞ 떨어져 있다. 비행기로는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나우루는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에 위치한 세계에서 3번째로 작은 나라이자 가장 작은 공화국이다. 면적은 21㎢로 서울 용산구 만하다. 인구는 1만 명 남짓이다. 무엇보다 접근이 어려워 방문객이 드문 나라 중 하나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나우루까지의 거리. (사진 구글맵)/뉴스펭귄
호주 브리즈번에서 나우루까지의 거리. (사진 구글맵)/뉴스펭귄

나우루 역시 태평양 작은 섬나라 투발루처럼 수몰위기에 처해 있다. 무분별한 인광석 채굴로 고도가 낮아진 상태에서 기후위기 여파로 해수면까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여 년간 진행된 무차별적인 인광석 채굴로 국토는 그야말로 황무지가 됐다. 농업이 가능했던 경작지도 모두 훼손돼 국토의 80%가 바위 덩어리만 남은 상태다. 인근 해변은 일회용 쓰레기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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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가져다준 막대한 부는 결국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나태로 무너져 내렸다. 한때 지구상 가장 부유했던 나라는 지금 경제난에 시달리는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황폐화된 자연환경, 작은 국토 면적, 외딴 위치 탓에 토종 육지 포유류는 없지만 고유종인 나우루갈대휘파람새를 포함한 조류와 수많은 곤충, 육지게 등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황무지가 된 나우루에 서식하는 동물 4종을 소개한다.

 

나우루갈대휘파람새 (학명 Acrocephalus Rehsei)

나우루갈대휘파람새. (사진 Bird Explorers)/뉴스펭귄
나우루갈대휘파람새. (사진 Bird Explorers)/뉴스펭귄

나우루갈대휘파람새는 나우루에서 번식하는 육지새 단 2종 중 하나다. 참새목에 속하는 유일한 조류이기도 하다. 짙은 갈색 깃털을 가지고 있고 배 부분은 백색을 띤다. 길고 얇은 부리를 가졌는데, 이 부리로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는다. 섬 전체에 분포하며 특히 오래된 인광석 광산 근처에 주로 서식한다.

나우루의 감소하는 자원과 파괴된 자연환경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서식지가 점점 사라지는 데다 야생고양이가 섬 내부에 도입되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약 1~2만 마리가 서식했지만 2006년에는 3000마리로 줄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 종으로 분류됐다.

 

사라와크돌고래 (Lagenodelphis Hosei)

사라와크돌고래. (사진 NOAA)/뉴스펭귄
사라와크돌고래. (사진 NOAA)/뉴스펭귄

참돌고래과에 속하는 사라와크돌고래는 태평양 심해에서 주로 발견된다. 나우루 해안에서는 무리지어 헤엄치는 사라와크돌고래를 자주 관찰할 수 있다. 

사라와크돌고래는 적게는 10마리, 많게는 1000마리까지 무리 지어 이동하는 습성을 지녔다. 다른 돌고래들과 달리 사람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아 물속에서 마주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과거보다 더 많이 관찰되고는 있지만 개체수 추정치가 없어 멸종 위협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IUCN 적색목록에는 '최소관심(LC, Least Concern)' 종으로 올라있다.

 

들고양이고래 (학명 Feresa Attenuata)

들고양이고래. (사진 American Oceans)/뉴스펭귄
들고양이고래. (사진 American Oceans)/뉴스펭귄

들고양이고래는 사라와크돌고래와 함께 나우루 연안에서 종종 관찰되는 종이다. 온순한 성격을 가졌지만 사육 상태에서는 극도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대개 50마리 이하로 무리 지어 생활한다. 번식에 관련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4만 마리 미만이 야생에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IUCN 적색목록에는 '최소관심(LC)' 종으로 등재돼 있다.

 

미크로네시아황제비둘기 (학명 Ducula Oceanica)

미크로네시아황제비둘기. (사진 thibaudaronson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미크로네시아황제비둘기. (사진 thibaudaronson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미크로네시아황제비둘기는 몸길이 약 36㎝, 몸무게 340~406g으로 황제비둘기 중에서는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한다. 나우루를 비롯한 마셸제도, 캐롤라인제도, 팔라우 등에 서식한다. 주로 나무의 꼭대기 부분인 캐노피층에 홀로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울창한 삼림에서 과일과 씨앗을 주요 먹이로 삼아 살아가는데, 삼림벌채와 무분별한 사냥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IUCN 적색목록 '취약(VU)' 종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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