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없는 바비"…모두를 속인 충격 소식

  • 남예진 기자
  • 2023.08.08 08:58
왼쪽부터 와오라니족 수장 네몬테 네키모(Nemonte Nenquimo), 영화배우 대릴 한나(Daryl Hannah), 환경운동가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Julia Butterfly Hill), 저스트 스톱 오일 활동가 피비 플러머(Phoebe Plummer),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를 모티브로 한 바비인형. 마텔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한 자료가 아닌, 바비해방조직에서 만든 제품이다. (사진 바비해방조직)/뉴스펭귄
왼쪽부터 와오라니족 수장 네몬테 네키모(Nemonte Nenquimo), 영화배우 대릴 한나(Daryl Hannah), 환경운동가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Julia Butterfly Hill), 저스트 스톱 오일 활동가 피비 플러머(Phoebe Plummer),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를 모티브로 한 바비인형. 마텔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한 자료가 아닌, 바비해방조직에서 만든 제품이다. (사진 바비해방조직)/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그레타 거윅 감독의 영화 '바비(Barbie)'가 전세계 매출 10억달러(1조3050억원)를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인 가운데, 비영리 단체의 바비 풍자가 많은 이들을 속여 화제가 되고 있다.

완구제조 회사 마텔(Mattel)에서 생산 중인 바비는 매년 60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생산과정에서 최소 5종 이상의 플라스틱을 사용할 뿐 아니라 휘발유 3억8100만 갤런과 맞먹는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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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두 번째 인물이 사샤다. 그는 바비 인형이 소비를 부추겨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바비 공식 예고편)/뉴스펭귄
왼쪽에서 두 번째 인물이 사샤다. 그는 바비 인형이 소비를 부추겨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바비 공식 예고편)/뉴스펭귄

이에 영화 '바비'의 등장인물인 사샤(Sasha)는 "(바비는) 소비를 부추겨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텔에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제인 구달 바비. (사진 마텔 공식 사이트)/뉴스펭귄
마텔에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제인 구달 바비. (사진 마텔 공식 사이트)/뉴스펭귄

마텔은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2021년부터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생태학자, 환경운동가, 재생에너지 엔지니어 등을 모델로 한 바비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재활용·재사용 플라스틱 혹은 생분해 플라스틱을 100% 활용해 포장지와 제품을 제조할 계획이며, 2020년 대비 포장지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25%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폐플라스틱으로 제조된 제품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해당 제품들조차 머리와 머리카락에는 폐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아 비판의 여지가 남아있다.

바비 제조사인 마텔의 공식 사이트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홈페이지. 이는 바비 해방조직에서 만든 사이트로, 도메인을 유사하게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유도했다. (사진 mattel-corporate.com 갈무리)/뉴스펭귄
바비 제조사인 마텔의 공식 사이트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홈페이지. 이는 바비 해방조직에서 만든 사이트로, 도메인을 유사하게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유도했다. (사진 mattel-corporate.com 갈무리)/뉴스펭귄

그런데 지난 1일(현지시간) 피플, 워싱턴타임즈, 다우존스 뉴스와이어 등은 마텔이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을 포함해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균사체, 해초, 점토, 목재 등 퇴비화할 수 있는 천연 재료만으로 바비를 생산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성명서에는 "우리는 10억 개 이상의 플라스틱 바비를 제조했기 때문에 이제는 충분하다"며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위해 대담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바비해방조직은 마텔이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환경운동가를 모델로 삼은 바비를 제조할 것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풍자를 위한 것으로, 실제로 제조되는 상품이 아니다. (사진 바비해방조직)/뉴스펭귄
바비해방조직은 마텔이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환경운동가를 모델로 삼은 바비를 제조할 것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풍자를 위한 것으로, 실제로 제조되는 상품이 아니다. (사진 바비해방조직)/뉴스펭귄

이어 "이번 약속을 기념하기 위해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등 환경 운동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에코 워리어(Eco Warrior) 제품군을 생산할 계획이며, 향후 자연을 보호하다 목숨을 잃은 환경운동가들을 기리기 위해 제품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성명서는 비영리 단체 '바비해방조직(Barbie Liberation Organization)'에서 제작한 풍자물로 마텔 측은 "자신들과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해당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참여한 영화배우 대릴 한나(Daryl Hannah)는 "마텔이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내는 만큼,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더 이상 아이들을 해치고, 인체와 지구 시스템을 오염시키는 재료로 장난감을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체형의 바비를 만든 것처럼, 지속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퇴비화가 가능한 소재를 대안으로 삼고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핑크워싱(Pink Washing, Pink+Green Washing)'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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