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 어린' 짝짓기하는 동물 3종

  • 남주원 기자
  • 2023.08.07 15:28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동물들의 구애와 짝짓기가 마냥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어떤 동물들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인간의 시선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독특한 교미 방식으로 진화한 동물 3종을 소개한다.
 

1. 사마귀 (Praying Mantises)

수컷을 잡아먹고 있는 암컷 사마귀.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수컷을 잡아먹고 있는 암컷 사마귀.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사마귀는 다소 섬뜩한 짝짓기 생태를 갖고 있다.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것이다. 암컷 사마귀는 짝짓기를 하는 도중에 배가 고프면 수컷의 머리를 먹기 시작한다. 이후 나머지 부분도 먹어 치운다. 암컷이 머리를 먹은 후에도 수컷의 몸은 암컷과 계속해서 교미를 이어나간다. 또는 교미를 다 마친 후 수컷을 잡아먹거나, 교미를 채 하기도 전에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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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행위는 암컷 사마귀가 알을 낳고 키우기 전 충분한 영양섭취를 위해 벌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사마귀의 다소 잔혹한 식습관은 수컷과 암컷 모두에게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컷은 수컷을 먹음으로써 영양분을 얻고, 그 영양분은 수컷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까지 전달될 확률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매번 수컷 사마귀가 짝짓기 전후로 먹잇감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니며, 짝짓기 개체의 약 13~28% 비율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심해아귀 (Anglerfish)

심해아귀는 '부부는 한 몸'이라는 말을 몸소 보여준다. 암컷 몸집의 고작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수컷 아귀가 암컷에 흡수돼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암컷을 발견한 수컷 심해아귀는 암컷 배를 물어뜯는데, 고환만 남을 때까지 파고 들고나면 그 상태로 결국 한 몸이 돼 평생 붙어산다. 

암컷보다 훨씬 작은 수컷 심해아귀는 오직 정자를 제공하는 역할만 하며 나머지 신체기관은 퇴화한다. 대신 암컷은 수컷에게 평생 영양분을 공급해 준다. 다만 일부일처는 아니다. 암컷 한 마리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달라붙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두 암수는 어떻게 짝짓기 대상을 발견하는 걸까. 암컷 심해아귀의 머리에는 수컷 눈에 잘 띄도록 반짝이는 초롱이 달려 있다. 또 몸에서 수컷을 유혹하는 화학물질도 내뿜는다. 암컷을 발견한 수컷은 작은 몸집으로 재빠르게 헤엄쳐 암컷 몸에 붙는다.

 

3. 빨간모자무희새 (Red-capped manakin)

수컷 빨간모자무희새는 관심 있는 암컷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마치 마이클잭슨의 '문워크'를 연상시키는 춤사위를 벌인다. 나뭇가지 위아래로 부드럽고 재빠르게 가로질러 미끄러지는 구애 춤을 추는 것이다. 동그랗게 치켜뜬 눈알과 새빨간 머리털, 보이지 않는 발재간이 귀여움을 넘어 사뭇 광기 어리기까지 하다. 

빨간모자무희새는 먹이가 풍부한 열대우림에 서식해 한 부모만으로 육아가 충분하다. 이에 더 많은 자유를 얻게 된 수컷이 여러 암컷을 유혹하고 짝짓기하기 위해 이처럼 현란한 기술을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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