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재개발된다뇨...!" 지리산 수달가족 대위기 (영상)

  • 임병선 기자
  • 2020.04.09 10:45

지리산 자락 강가에 서식하는 수달 가족 서식지가 공사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6일 조류 영상 전문 유튜버 ‘새덕후 Korean Birder’는 유튜브에 경남 함양군에서 포착한 수달 가족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지리산 자락 엄천강에 수달이 산다는 제보를 받고 이 지역을 찾았다.

그는 함양군 한남교 인근 강가에서 텐트를 치고 기다려 수달 영상을 촬영했다. 처음에는 한두 마리라고 생각했지만 영상을 찍을수록 더 많은 수달이 등장했고, 대가족임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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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 등장한 수달은 다섯 마리다 (사진 유튜브 채널 '새덕후 Korean Birder' 영상 캡처)/뉴스펭귄

그는 수달이 돌을 박차고 물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물 속으로 뛰어드는 수달 (사진 유튜브 채널 '새덕후 Korean Birder' 영상 캡처)/뉴스펭귄

물로 뛰어들었다 금방 물고기를 잡아 물 위로 나오는 장면도 담겼다.

사냥한 물고기를 먹는 수달 (사진 유튜브 채널 '새덕후 Korean Birder' 영상 캡처)/뉴스펭귄 

해당 유튜버는 야행성 수달을 촬영하기 위해 새벽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 자리를 지켰다. 해가 뜨자 수달 무리는 굴로 돌아간다.

해가 뜨자 굴로 돌아가는 수달 (사진 유튜브 채널 '새덕후 Korean Birder' 영상 캡처)/뉴스펭귄

영상 말미, 그는 수달을 발견한 지역에서 하천 공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함양군에서 ‘한남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사업으로 해당 하천을 공사한다는 내용이었다.

한남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사업은 지난해 11월 함양군이 발표한 사업으로, 상습적으로 수해를 입는 함양군 한남마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공사 예정지에 수달 서식지가 완전히 포함돼 수달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이 진행될 경우 서식지가 파괴될 공산이 크다.

한남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사업도. 사업지에 한남교가 포함됐는데 한남교 바로 근처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 (사진 함양군청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이 8일 함양군 재난안전대책본부에 확인한 결과 함양군 측은 이미 해당 지역에 수달이 서식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다. 함양군 재난안전대책본부 서정욱(43) 담당계장은 ”2022년 시작되는 사업이라 발표만 나고 계획을 세우는 단계이며, 사업설계 전 환경영향평가(사업 시행이 해당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일)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수달 서식지인 진흙 퇴적부를 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사업 방향이 잡히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에 수달 서식지가 있다는 것이 포함되면 사업 설계 단계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서식하는 유라시아수달(학명 Lutra lutra)은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됐으며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I급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레드 리스트에는 멸종위기 준위협 종으로 분류됐다.

유라시아수달 (사진 flickr)/뉴스펭귄
유라시아수달은 IUCN 레드 리스트에 준위협 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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