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불새'가? 보기 힘든 희귀 여름철새 등장

  • 이후림 기자
  • 2023.08.02 11:29
호반새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호반새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관찰이 매우 어려운 희귀 여름철새가 울산에서 포착됐다.

울산시는 지난달 20일 울주군 상북면 계곡 흙 벼랑 구멍 속에 둥지를 틀고 먹이를 나르는 호반새 어미 개체가 관찰됐다고 1일 밝혔다. 

호반새는 한국에 드물게 찾아오는 여름철새로 개체수가 적어 관찰이 매우 힘든 새다. 그마저 햇빛이 들지 않는 우거진 숲속에 서식해 직접 확인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진한 형광 주황색의 굵고 긴 부리와 몸 전체가 불타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불새'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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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희귀한 호반새가 먹이활동을 하는 장면은 한국사진작가협회 울산지회 소속인 윤기득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담겼다. 윤 작가는 "사진촬영 중 우연히 오전 먹이활동을 하는 호반새를 발견했다"며 "오후에는 모든 새끼들이 이소하는 장면도 포착했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전국민에게 울산의 우수한 자연생태를 알리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호반새 작품을 울산시에 무상 제공했다.

둥지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 주는 호반새.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둥지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 주는 호반새.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둥지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 주는 호반새.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둥지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 주는 호반새.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둥지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 주고 떠나는 호반새.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둥지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 주고 떠나는 호반새. (사진 윤기득 사진작가)/뉴스펭귄

조류 전문가들에 따르면 호반새는 지역 생태환경의 건강성을 알리는 '환경지표종'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울산을 번식지로 삼았다는 건 그만큼 울산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라면서 "적은 개체가 찾아오는 희귀 조류로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종"이라고 설명했다.

호반(湖畔, 호수의 물가)새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깨끗한 호수나 물가 계곡에 주로 서식한다. '어류 사냥의 달인'으로 불릴 정도로 먹이활동에 탁월하다. 잡은 어류나 개구리, 뱀, 도마뱀 등은 나뭇가지에 부딪혀 기절시킨 후 머리부터 먹는다. 

호수, 냇가 등 물가에서는 어류를 주식으로 하지만 울창한 숲에서 생활할 때는 환경에 따라 먹이가 다양하게 바뀐다. 잠자리, 귀뚜라미, 풍뎅이, 가재, 도마뱀, 쥐 등 움직이는 소형동물이라면 전부 호반새의 사냥감이 된다. 산림 내 생태계 조절에 큰 역할을 하는 없어선 안 될 종이다.

둥지는 보통 산간 계곡 주변 무성한 숲속 딱따구리 옛 둥지나 흙 벼랑 동굴에 구멍을 파 사용한다. 사용했던 둥지는 해마다 수리해서 재사용하는데, 청설모나 담비 등 천적 공격을 받게 되면 번식을 포기하거나 다음 해에는 그 둥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는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종으로 등재됐으나 최근 기후위기와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변화해 전세계적으로 개체수는 상당수 감소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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