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랜 판다커플에겐 '사랑의 불쏘시개'?

  • 남주원 기자
  • 2020.04.08 16:29
이하 홍콩 오션파크의 자이언트판다 잉잉과 러러(사진 'Ocean Park Hongkong')/뉴스펭귄

성욕이 없기로 유명한 판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뜻밖에 '사랑의 묘약'이 됐나 보다.

홍콩 오션파크(Ocean Park Hongkong)는 코로나19로 동물원이 폐쇄되자 그들의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이 지난 10년간 무수한 노력에도 실패했던 짝짓기에 단박에 성공했다고 7일(현지시간) SNS에 알렸다.

오션파크 측은 "코로나19로 지난 1월 말부터 동물원을 폐쇄했다"며 "둘의 짝짓기는 관광객이 없는 이 기간이 마침 판다 번식기인 3~5월과 겹쳐 이뤄진 합작"이라고 전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오션파크는 지난 2010년부터 자이언트 판다 암컷 '잉잉(Ying Ying)'과 수컷 '러러(Le Le)'의 번식을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해왔으나 번번이 실패한 터였다. 그토록 맺기 힘들었던 둘 사이 사랑의 결실이 다름 아닌 코로나19로 이뤄진 것이다.

(사진 HKFP 'Hong Kong's pandas succeed in natural mating'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항상 두 판다 앞을 구경하던 관람객들이 사라지자 잉잉은 3월 말부터 물 속에서 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고, 러러는 자기 영역을 떠나 잉잉의 냄새를 찾아 돌아다녔다.

이는 어떠한 인공적인 개입 없이 이뤄진 자연교배이기에 더욱 의의가 있다.

오션파크 마이클 부스(Michael Boos) 동물원장은 “자연교배는 인공교배에 비해 임신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두 판다의 자연교배는 우리에게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잉잉의 임신이 성공적이라면 호르몬 수치 및 행동변화 등 임신 징후를 6월 말 경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상상임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 'Ocean Park Hongkong')/뉴스펭귄
자이언트판다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사진 'IUCN')/뉴스펭귄

자이언트 판다는 전세계 1800여 마리만 남아있으며 국제 멸종위기등급 '취약(VU, Vulnerable)'종에 지정돼 있다. 

판다는 성욕이 매우 약한 데다가 게으르며 암컷의 배란기 또한 매우 짧아 자연번식이 힘든 동물 중 하나다. 게다가 인간에 의한 서식지 감소 및 기후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