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고래, 아프리카코끼리보다 임신기간 길다?

  • 남예진 기자
  • 2023.07.29 00:15
북극고래. (사진 flickr Bering Land Bridge National Preserve)/뉴스펭귄
북극고래. (사진 flickr Bering Land Bridge National Preserve)/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북극고래의 임신기간이 약 2년에 달할지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을 낳는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과 달리 대다수의 포유류는 체내수정을 통해 새끼를 낳는다.

그런데 종에 따라 배아의 성장 기간이 달라 사람의 임신기간은 평균 9개월인데 반해, 개는 2개월, 기린은 14개월 등 임신기간도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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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아프리카코끼리는 평균 22개월 동안 임신하기 때문에 임신기간이 가장 긴 종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캐나다 매니토바대학교 등 연구진은 북극고래가 아프리카코끼리를 제치고, 임신기간이 가장 긴 생물이 될 수 있다고 '영국왕립학회보(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캐나다와 그린란드 서부에 서식하는 북극고래의 임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여성 호르몬의 일환인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프로게스테론은 태반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야생동물의 임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되고는 한다.

연구진은 북극고래 10마리의 호르몬 수치를 측정한 결과 아성체 3마리의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낮았지만, 성체 7마리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평균 23.5개월 동안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만약 북극고래가 이 기간 내내 임신 중이라면, 임신기간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약 1.7배 길다"고 밝혔다.

또 "아프리카코끼리를 제치고 임신기간이 가장 긴 생물로 등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1998~2011년 동안 이누이트족이 생존을 위해 사냥한 암컷 북극고래를 조사한 결과, 고래가 2년 가까이 임신한 사례가 존재하지 않았다.

북극고래 꼬리에 얽힌 폐어구. (사진 Chronic stress from fishing gear entanglement is recorded in baleen from a bowhead whale ( Balaena mysticetus ) 논문)/뉴스펭귄
북극고래 꼬리에 얽힌 폐어구. 이러한 외부 스트레스 요인은 호르몬 수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진 Chronic stress from fishing gear entanglement is recorded in baleen from a bowhead whale ( Balaena mysticetus ) 논문)/뉴스펭귄

게다가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임신뿐만 아니라 발정기 동안 배란 과정에서 높아질 수 있으며, 폐어구에 얽히는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스트레스도 수치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연구진은 북극고래가 번식기 동안 많은 수컷과 짝짓기를 시도하는데, 최적의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해 족제비, 물개, 곰 등과 같이 착상을 지연시키는 과정에서 호르몬 수치가 변화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상승했다는 것만으로 북극고래가 약 2년 동안 임신한 것이라고 단정을 짓기는 어려운 것이다.

연구진은 "북극고래의 번식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극히 적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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