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인 줄…' 새끼 낳은 서부로랜드고릴라의 반전

  • 남예진 기자
  • 2023.07.24 14:06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야생동물 보전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 콜럼버스동물원&수족관에서 서부로랜드고릴라에 관한 충격적인 소식 2가지를 전했다.

콜럼버스동물원&수족관은 서부로랜드고릴라 '설리(Sully)'가 새끼를 낳았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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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로랜드고릴라의 멸종위기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서부로랜드고릴라의 멸종위기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위급(Critically Endangered, CR)'으로 등재된 종이기 때문에 이들의 출산은 개체수 복원 측면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다만 콜럼버스동물원&수족관의 사육사들은 "새끼를 낳은 설리가 여태껏 수컷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무척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설리를 수컷으로 오해해 왔을까? 동물원 측은 "고릴라는 8세까진 암컷과 수컷이 외형상 큰 차이점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육안상으로는 성별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컷 서부로랜드고릴라의 특징들. 왼쪽은 시상능이 발달해 머리가 뾰족하게 보이는 것이며, 오른쪽은 은빛 털이 발달한 것이다. (사진 flickr Charlie Marshall, flickr Ted)/뉴스펭귄
수컷 서부로랜드고릴라의 특징들. 왼쪽은 시상능이 발달해 머리가 뾰족하게 보이는 것이며, 오른쪽은 은빛 털이 발달한 것이다. (사진 flickr Charlie Marshall, flickr Ted)/뉴스펭귄

먼저 고릴라는 5세부터 번식 활동이 가능한데 수컷의 특징인 큰 몸집, 은빛 털, 헬멧을 쓴 듯한 시상능 등은 12세 이후로 발달한다. 즉 그 전까지는 성별에 따른 차이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2019년부터 동물원에서 거주하고 있는 설리의 경우, 올해로 8세이기 때문에 성별에 따른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의학적 검사를 통해 성별을 밝혀낼 수도 있었지만, 설리는 어미와의 유대관계가 깊었기 때문에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관찰한 결과 수컷일 것으로 추정해왔다.

마지막으로 고릴라의 태아는 같은 영장목인 사람의 태아에 비해 작을 뿐 아니라 산모의 배와 유방이 부푸는 등 외형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또 고릴라의 체형상 복부가 크기 때문에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육사들은 설리가 새끼를 껴안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기까지 그의 정확한 성별과 임신 여부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마운틴고릴라 보호단체 '다이안 포시 국제고릴라기금(Dian Fossey International Gorilla Fund)'에서도 "고릴라들의 임신 여부를 확인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새끼의 탄생은 언제나 놀랍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설리가 출산한 새끼는 암컷으로 추정되며, 가족과 유대감을 쌓고 있는 상태다. 다만 아버지가 누구인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검진과 함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콜럼버스동물원&수족관은 "우리는 이 심각한 멸종위기종의 탄생에 감명 깊다"며 "이곳에서 태어난 34번째 고릴라로서 보존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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