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성 곤충 노랑알락하늘소가 제주에 나타난 까닭

  • 이후림 기자
  • 2023.07.12 12:12
노랑알락하늘소 탈출공과 포획 개체. (사진 세계유산본부)/뉴스펭귄
노랑알락하늘소 탈출공과 포획 개체. (사진 세계유산본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용연계곡 등 하천 주변에서 외래종 하늘소인 '노랑알락하늘소(가칭)'가 번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도내 외래종 서식 실태 조사 중 해안 관광지 주변 팽나무에서 우화(羽化, 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되는 것)한 노랑알락하늘소 성충과 번식 흔적을 다수 확인했다. 2019년 제주에서 최초로 성충이 보고되긴 했지만, 도내에서 번식과 정착이 모두 확인된 건 이번이 최초다.

노랑알락하늘소는 몸길이 약 3~5㎝의 대형종으로 딱정벌레목 하늘소과 곤충이다. 날씨가 따뜻한 인도, 라오스,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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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알락하늘소. (사진 세계유산본부)/뉴스펭귄
노랑알락하늘소. (사진 세계유산본부)/뉴스펭귄

아열대성 곤충 대부분은 한국에서 겨울을 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노랑알락하늘소는 어떻게 추운 날씨를 견디고 우화까지 했을까.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노랑알락하늘소가 기후위기로 인해 추운 겨울에는 나무 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있다가 따뜻한 여름에 우화해 제주지역에 적응하면서 토착화한 것으로 예측했다.

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세계 100대 유해 외래생물'에 국내에 서식하는 유리알락하늘소가 포함됐다면서 같은 하늘소류인 노랑알락하늘소에 의한 수목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주식물(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식물)은 차나무, 팽나무, 종가시나무, 비술나무, 멀구슬나무 등으로 해당 나무에 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팽나무를 제외하고 별다른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노랑알락하늘소 팽나무 서식 확인. (사진 세계유산본부)/뉴스펭귄
노랑알락하늘소 팽나무 서식 확인. (사진 세계유산본부)/뉴스펭귄

세계유산본부는 "노랑알락하늘소 서식실태를 도내 관련부서 및 국가연구기관에 알렸다. 해충으로 인한 피해 발생 시 필요한 방제가 이뤄지도록 사전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제주도는 국토 최남단에 위치해 다양한 아열대성 외래종이 육지로 퍼지는 중간 기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기후위기에 따른 외래종 침입이 잦아질 것에 대비해 예찰(豫察)을 강화하고, 생태계 위협요인이 발견되면 관련부서와 협의해 필요 시 방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후위기로 한국 전역이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면서 과거 열대지방에 사는 곤충들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었다. 지난 5월 서울 강남 한 가정집에서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 없는 마른나무흰개미가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마른나무흰개미도 노랑알락하늘소와 마찬가지로 아열대성 기후에서 주로 서식하는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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