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도 재활용 용기에" 화학적 재활용에 진심인 롯데케미칼

  • 이후림 기자
  • 2023.07.12 09:27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지난해 1월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식품용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국제적 추세에 따라 자원순환 촉진과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조처다. 

과거 채소나 과일을 담는 용기 외 식품과 직접 닿는 곳에는 재생 플라스틱을 쓸 수 없었다면 이제는 안정성을 위한 검증 절차만 잘 지킨다면 식품 접촉면에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이 가능해진 셈이다.

보틀 투 보틀은 투명 페트병을 사실상 무한대로 반복 재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올바른 재활용을 통해 사용된 음료 페트병을 재생원료로 재활용하고 이를 이용해 다시 페트병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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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품을 쓰는 것보다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면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생산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당장 불가능하다면 사용을 최소화하고 철저하게 분리배출해 자원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이러한 정책이 확장하면서 국내외로 커지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FBI(Fortune Business Insight)에 따르면 전세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2년 468억9000만 달러(약 60조9000억원)에서 2023년 507억8000만 달러(약 65조9000억원), 2030년에는 889억6000만 달러(약 11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먹거리로 삼은 국내 화학사들도 호재를 맞았다. 국내 대표 화학사 롯데케미칼도 식품기업과 협력해 식품 포장 개발에 힘쓰고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등 공동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두부도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에

롯데케미칼 종합기술원 황민재 원장(왼쪽)과 풀무원기술원 이상윤 원장의 MOU 체결 기념사진. (사진 롯데케미칼)/뉴스펭귄
롯데케미칼 종합기술원 황민재 원장(왼쪽)과 풀무원기술원 이상윤 원장의 MOU 체결 기념사진. (사진 롯데케미칼)/뉴스펭귄

롯데케미칼은 풀무원과 손잡고 화학적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패키지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주력 제품인 풀무원 두부 용기에 재생원료를 활용하고, 2026년까지 두부 전 제품 용기를 비롯해 샐러드 소스 캡 등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단순히 녹여 재활용하는 것이 아닌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기름 형태의 열분해유를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 같은 깨끗한 원자재 상태의 원료로 회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회사는 2021년 4월 국내 최대 PET 생산기지인 울산공장을 화학적 재활용 사업의 전초기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울산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폐PET를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원료 비헷(BHET) 생산공장을 4.5만 톤 규모로 신설하고, 여기서 생산한 비헷을 투입해 다시 PET로 만드는 11만 톤 규모 '화학적 재활용 페트(Chemical Recycled PET, C-rPET)' 생산설비를 2024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의 C-rPET 사업. (사진 롯데케미칼)/뉴스펭귄
롯데케미칼의 C-rPET 사업. (사진 롯데케미칼)/뉴스펭귄

지난해 8월에는 울산2공장의 PET 공장 개조를 완료하고 C-rPET 시생산을 성공적으로 개시했다. 향후 국내 최초의 비헷 생산공장과 C-rPET 생산설비 구축이 완료되면 대량의 재생 PET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C-rPET 대량생산을 위한 원료 확보 및 자원선순환 문화 정착을 위해 국내 수거업체들과 상생협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30년까지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 사업 규모 100만 톤 이상 확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회사는 지난해 '그린프로미스2030(Green Promise 2030)'을 ESG 비전으로 정립했다. 자원선순환 트렌드에 발맞춰 2030년까지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 사업 규모를 100만 톤 이상으로 늘리고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매출을 2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이 목표를 위해 고객사의 수요 증가와 글로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다양한 재생소재(PCR-PP∙rPET∙rPP∙rABS∙rPC) 개발 및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통해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 확대에도 주력한다. 회사는 프로젝트 루프 활동을 통해 업계 최초로 민∙관∙기업의 폐플라스틱 수거 협력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1월 출범한 프로젝트 루프는 재생 플라스틱 원료를 제품화하는 사업이다. 당시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업체 8곳이 협약을 맺고 폐페트병을 수거해 재활용한 가방, 운동화, 재킷, 노트북 파우치 등을 출시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국내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인 LAR과 손잡고 선보인 친환경 리사이클 가방과 운동화. (사진 롯데 공식블로그)/뉴스펭귄
롯데케미칼이 국내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인 LAR과 손잡고 선보인 친환경 리사이클 가방과 운동화. (사진 롯데 공식블로그)/뉴스펭귄

회사는 올해 1월에도 프로젝트 루프 소셜벤처 2기를 선발했다. 수거 부문에서는 '같다'와 '팔월삼일', 선별 및 원료화 부문에선 '이프랜트'와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같다와는 재활용 수거 플랫폼 '빼기'를 통한 폐플라스틱 처리 과정 개발을, 이프랜트와는 전처리 과정 없이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하는 자체 기술을 통한 해양폐기물 활용 친환경 인공어초 제작을, 팔월삼일과는 삽탄기, 탈탄기, 탄피받이 등 직접 제작한 플라스틱 군용품의 폐물품 수거 및 재활용을 진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소셜벤처 2기 선발 회사들에 사업 실현 지원금, 전문가 멘토링, 사업 협력 및 판로 연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시범사업과 소셜벤처 1기를 통해 재활용 소재를 PET에서 ABS, PE, PP 등 플라스틱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모든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을 추진하고, 플라스틱이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불명예를 벗을 수 있도록 꾸준히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롯데케미칼 김교현 부회장(가운데),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왼쪽),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오른쪽). (사진 롯데케미칼)/뉴스펭귄
롯데케미칼 김교현 부회장(가운데),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왼쪽),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오른쪽). (사진 롯데케미칼)/뉴스펭귄

회사는 이달 5일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가입했다. RE100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겠다는 캠페인이다.

연도별 목표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수립하는데, 롯데케미칼은 2030년 60%, 2050년 100%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해 재생에너지 도입 전략 및 목표를 수립했다. 

올해는 먼저 여수, 대산, 울산 등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설비를 도입한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공급계약(Power Purchasing Agreement, PPA)' 및 '재생에너지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 REC)'를 확보할 예정이며, 동시에 해외 각 사업장에도 재생에너지 도입을 추진한다. 2050년까지는 그린수소를 활용한 재생 전력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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