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심해 바닥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 이후림 기자
  • 2023.07.09 00:0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태평양은 오대양(태평양·대서양·인도양·남극해·북극해) 중 가장 넓고 깊은 바다다. 지구 표면적 30% 이상, 지구 바다의 50%를 차지한다. 지구상 모든 육지 면적을 합쳐도 태평양보다는 작다. 

평균 수심은 약 4000m다. 지구상 가장 깊은 해구 대부분은 태평양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로 알려진 마리아나해구(약 1만1000m)를 비롯해 통가해구(약 1만800m), 케르마데크해구(약 1만50m) 등이 있다.

넓고 깊은 만큼 무수한 생명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지만 다수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태평양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독특한 해양생물 5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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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치 (Tripod Fish)

세발치. (사진 oceancontent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세발치. (사진 oceancontent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세발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몸통 아랫부분으로 뻗은 기다란 지느러미 다리 3개가 특징이다. 세발치는 이 지느러미 다리를 사용해 삼각대처럼 안정적으로 해저에 서 있다. 다리를 해저에 지지한 상태로 서서 지나다니는 먹이를 사냥한다. 

태평양을 비롯해 대서양, 인도양 등 서식지는 광범위하지만 대부분 수심 878m에서 4700m 사이 깊은 해저에서 발견되는 심해어다. 암수 생식기를 모든 가진 자웅동체로, 수컷과 암컷이 만나면 짝짓기를 통해 번식하지만 짝을 찾지 못할 경우 스스로 정자와 난자를 모두 만들어 자가번식한다.

 

쥐꼬리물고기 (Rattail Fish)

쥐꼬리물고기. (사진 MBARI)/뉴스펭귄
쥐꼬리물고기. (사진 MBARI)/뉴스펭귄

쥐꼬리물고기는 수심 7000m에서도 생존하는 가장 깊은 곳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중 하나다. 날카로운 이빨로 작은 어류와 오징어, 갑각류 등을 먹고 산다. 몸 색깔이 심해 서식지 환경과 비슷해 먹이 사냥이 수월한 편이다.

길쭉한 몸체와 길고 가는 꼬리, 몸에 비해 커다란 머리가 특징이다. 성장이 느려 생후 30년이 될 때까지 번식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좀비벌레 (Zombie Worm)

좀비벌레. (사진 Yoshihiro Fujiwara - JAMSTEC)/뉴스펭귄
좀비벌레. (사진 Yoshihiro Fujiwara - JAMSTEC)/뉴스펭귄

최대 수심 4000m 아래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좀비벌레는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만에서 처음 발견됐다. 크기가 2㎜에 불과한 좀비벌레는 고래, 바다코끼리, 상어 등 해저에 가라앉은 해양 척추동물의 뼈를 먹고 산다.

입과 항문, 소화기관도 없지만 공생 박테리아에 의존해 뼈에 침투한 뒤 영양소를 흡수한다.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산으로 뼈를 녹이고 뼈 속의 유기물을 추출해 낸다.

수컷은 몸길이 1㎜ 유충 이상으로 자라지 못하고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수컷 좀비벌레의 유일한 생존 목적은 알을 수정시키는 것이다.

 

용물고기 / 드래곤피시 (Dragonfish)

드래곤피시. (사진 2015 MBARI)/뉴스펭귄
드래곤피시. (사진 2015 MBARI)/뉴스펭귄

용물고기는 최대 수심 4500m 아래 서식하는 심해 포식자다. 날카로운 이빨과 최대 50㎝까지 자라는 긴 몸통을 가졌다. 유연한 관절로 입을 120도가량 쫙 벌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날카로운 이빨은 먹이를 씹어 먹기보다는 입안으로 들어온 사냥감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창살 같은 역할을 한다. 조용히 매복하다 입을 쫙 벌려 먹잇감을 한 입에 삼킨다. 뱀처럼 저보다 덩치가 큰 먹잇감도 쉽게 삼킬 수 있다.

 

송곳니물고기 / 귀신고기 (Fangtooth)

송곳니물고기. (사진 2008 MBARI)/뉴스펭귄
송곳니물고기. (사진 2008 MBARI)/뉴스펭귄
송곳니물고기. (사진 2004 MBARI)/뉴스펭귄
송곳니물고기. (사진 2004 MBARI)/뉴스펭귄

흔히 귀신고기라고 불리는 송곳니물고기는 일반적으로 온대해역 수심 2000m, 최대 5000m 아래 심해에 서식한다. 유난히 눈에 띄는 큰 송곳니 때문에 '송곳니물고기'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무시무시한 이름과는 달리 18㎝ 남짓의 매우 작은 몸집과 온순한 성격을 가졌다.

벌어진 입, 뭉툭한 지느러미, 얼룩덜룩한 무늬가 특징이다. 시력은 좋지 않지만 촉각은 뛰어난데, 주변의 작은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심해와 얕은 바다를 넘나들고 허용 수온 폭도 넓어 전세계 거의 모든 바다에서 적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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