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수달일까? 해달일까?

  • 박연정 기자
  • 2023.07.02 00:05
수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수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정답은 수달이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서 수달과 해달의 차이점을 재밌게 표현한 사진이 유행하며,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수달, 해달 너무 귀엽다", "사진만 봤을 뿐인데 힐링된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달과 해달은 언뜻 봤을 때 생김새가 비슷하고, 둘 다 멸종위기종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몸길이, 서식지, 특성 등 차이점도 많다.

SNS상에서 유행했던 수달과 해달의 차이점. (사진 트위터 미미::그림)/뉴스펭귄
SNS상에서 유행했던 수달과 해달의 차이점. (사진 트위터 미미::그림)/뉴스펭귄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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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은 민물에 사는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반수생동물로, 전세계에 총 13개의 아종이 존재한다. 

하천이나 호숫가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며 물가 바위 구멍 또는 나무뿌리 밑 틈새 공간에서 생활한다. 스스로 땅을 파서 보금자리를 만들기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상수도관이나 부둣가 방파제 틈 등에서 산다. 

수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수달은 몸길이가 65~120㎝, 몸무게는 5~14㎏ 정도다. 머리가 납작하고 둥글며, 코도 대체로 둥글다. 털색은 전반적으로 암갈색을 띠며 목과 몸 아래쪽은 흰색을 띤다. 입 주변엔 더듬이 역할을 하는 수염이 있으며, 네 다리는 짧고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다. 특수한 근육으로 귀와 콧구멍을 닫아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한다.

수달은 야행성 동물이라 낮에는 보기 쉽지 않다. 대부분 어류를 먹이로 하지만 서식하는 환경에 따라 양서류, 갑각류, 조류 등 다양한 먹이를 먹기도 한다.

수달은 하천 내 약 7~15㎞에 달하는 세력권을 가지며 다른 가족과 구별돼 살아가므로 개체 밀도가 낮은 동물에 속한다.

수달이 위험해

수달의 주 먹이원이 어류인 만큼 어망에 의한 폐사, 수질오염 등이 수달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수달은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T, Near Threatened)' 종으로 등재됐다.

최근 강원도 화천군에서 수달 한 마리가 수은 중독으로 사망해 큰 파장이 일었다. 하천 생태계 상위 포식자인 수달은 중금속 오염에 특히 취약한데, 서식지 주변이 골프장 등으로 계속 개발되고 있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그 외 올해 대구시 금호강에 개발 예정인 파크골프장, 전남 구례 지리산 자락에 개발이 계획된 골프장에서도 수달의 흔적이 발견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골프장으로 고통받는 수달은 한때 모피를 노린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수달의 모피는 두 가지 층으로 구분되는데, 짧고 단단하며 광택 있는 외부 털과 그 밑에 매우 조밀하게 나 있는 솜털이 있다. 부드러운 털로 인해 잠수 시 공기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을 수 있어 방수와 보온에 탁월하다. 

해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해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해달

애니메이션 '보노보노' 캐릭터의 모티프인 해달은 족제비과의 포유류로 해안 부근 암초대에 주로 산다. 배영 자세로 떠다니며 먹이를 먹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몸길이가 70~120㎝ 정도로 수달과 비슷하지만, 몸무게는 수컷 22~45㎏, 암컷 15~32㎏ 정도로 수달보다 더 무겁다. 몸통은 짧고 비대하며 꼬리는 납작하게 눌린 모양이고 끝부분이 둔하다. 털색은 갈색에서 흑갈색까지 다양하며 성숙하면서 검은색이 많아지는데 더 노숙해지면 흰색을 띤다.

해달은 주로 전복, 조개, 갑각류 등을 잡아먹고 먹이를 가슴 위에 놓아먹거나 돌로 깨서 먹는다. 해달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동물이기도 하다.

도구를 사용할 줄 알기에 재밌는 에피소드도 발생했다. 올해 4월, 관람객이 떨어뜨린 스마트폰을 깨부수는 해달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관람객이 실수로 떨어뜨린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해달이 바위에 휴대폰을 가차 없이 내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딱딱한 스마트폰을 조개로 착각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해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해달의 급감으로 위험해진 해조생태계

해달 역시 밀렵으로 개체수가 급감했으며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해양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해안 기름 유출 등 수질오염으로 위협받고 있다. 해달은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종으로 등재됐다.

해조숲의 포식자인 해달 수가 줄어들면서 해조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해달은 성게를 먹이로 삼는다. 그런데 밀렵 등으로 해달 수가 줄어드니 자연스레 성게 수가 늘어났다. 성게는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데 수많은 해조류를 뜯어 먹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해조류는 블루카본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블루카본은 염생식물, 잘피 등 연안에서 서식하는 식물과 갯벌 등 퇴적물을 포함한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해조류.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해조류.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블루카본은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흡수해 기후위기 해결책을 주목받고 있다. 해조류가 감소하면 자연스레 탄소 저장능력이 줄어들어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 더불어 해조류 급감으로 바다사막화가 진행되면서 해양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에 해달이 급속하게 감소하자 성게가 폭발적으로 늘며 수많은 해조류를 먹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글러스 래셔 미국 비질로해양학연구소 연구원은 "해달이 감소하며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해달을 복원함으로써 해조생태계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실제, 올해 4월 과학저널 '네이처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해달 등 야생동물을 보호하거나 복원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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