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산소량 급감,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

  • 박연정 기자
  • 2023.06.12 15:32
포획된 물고기.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포획된 물고기.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바닷속 산소량이 계속 줄고 있다.

지구가열화는 해수 온도를 상승시킬 뿐 아니라, 바닷속 산소량을 떨어뜨려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BBC가 11일 밝혔다.

최근 중국 남동부 연안에서 ‘봄베이 덕(한국에서는 ‘물천구’라 불림)’ 어획량이 급증하며 바닷속 산소량에 따른 생태계 변화가 발견됐다. 시간당 200kg 넘는 양이 포획됐는데, 이는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늘어난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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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수산학 연구원 다니엘 파울리는 봄베이 덕 급증 원인을 “바다 산소 농도가 극히 낮아졌기 때문”이라 말했다. 산소량에 민감한 어종은 이곳을 떠나고, 생리적으로 적은 산소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어종인 봄베이 덕이 유입된 것이다.

산소부족 물덩어리 발생 현황. (사진 국립수산과학원)/뉴스펭귄
산소부족 물덩어리 발생 현황. (사진 국립수산과학원)/뉴스펭귄

한국도 해양 내 산소 농도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월 초 남해안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북신만과 한산만으로 확대됐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란 바닷물에 녹아 있는 산소 농도가 3㎎/L 이하인 물덩어리를 의미하는데, 전문가들은 수온이 상승하면 산소부족 물덩어리 발생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 예측했다. 

바닷속 산소량 감소는 바다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해양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 바다에서 '산소 최저 구역' 비중은 3%에서 8%로 늘었다. 산소 최저 구역에선 큰 물고기가 개체수를 늘릴 수 없고 해파리만 번성한다. 바다 내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며, 식량자원의 중요한 비율을 차지하는 참치나 청새치 등 어류 개체는 감소하고 적은 산소로도 생존할 수 있는 어종인 해파리나 일부 오징어 등의 서식 범위가 늘어날 수 있다.

파울리 연구원은 “물고기들이 산소가 풍부한 바다로 이동하면서 열대지방 바다는 텅 빌 것이며, 이미 극지방에 살고 있는 특수 어류는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수가 따뜻해지며 바닷속 많은 생물종이 서식지를 잃을 수 있는 것이다.

바닷속 산호초.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바닷속 산호초.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세계 곳곳의 산호 군락 역시 저산소증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과학 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서 일본과 하와이, 파나마 등 세계 12개 해역의 산호 군락 32곳을 대상으로 산소 농도를 조사한 결과, 산호 군락 84%가 약(5㎎/L)∼중(3㎎/L) 단계 저산소증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13%는 특정 시점에 심각(2㎎/L) 단계까지 들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수온이 오르며 바닷물이 저장할 수 있는 산소는 줄고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은 늘어나 밤 시간대 저산소증을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책임저자인 안드레아스 안데르손 교수는 "당신이 해수면 고도에 익숙해 있는데 매일 밤 해발 고도가 높아 산소가 부족한 로키산맥 어딘가에서 잠을 자야 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이는 산호가 매일 밤과 이른 아침에 저산소증을 겪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바닷속 산소량이 줄어들면 ‘죽음의 바다’라고도 불리는 데드존(Dead Zone) 면적이 늘어날 수 있다. 데드존은 물속 산소가 고갈돼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한 바다를 의미하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급격히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2019년 발표한 '해양 탈산소화: 모두의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에서 2010년까지 전 세계의 바다에서 산소가 1~2%가량 감소했다. 이는 약 770~1450억 톤의 산소가 고갈된 양이다. 1960년대 45개였던 데드존은 2010년 700개로 증가했으며 이는 유럽연합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IUCN은 앞으로 데드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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