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사망자 급증, 그 원인은?

  • 박연정 기자
  • 2023.06.02 15:18
에베레스트. (사진 Feng Wei Photography/Getty Images)/뉴스펭귄
에베레스트. (사진 Feng Wei Photography/Getty Images)/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올해 에베레스트 등반 중 17명이 사고를 당하며, 전문가들은 역대 최다 피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올해 봄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선 산악인 가운데 17명이 사고를 당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와 네팔 당국에 따르면 총 12명이 사망했고 5명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연간 최다 사망자 기록인 2014년의 17명과 이미 맞먹은 수치다. 평균적으로 매년 5~10명이 에베레스트에서 사망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사망자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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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두 가지를 지목했다.

첫 번째는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에베레스트 ‘쿰부’ 빙하가 1990년대 이후 빠르게 녹아내려 약 55m의 얼음이 소실됐다. 연구진들은 이를 두고 “지난 2000년 동안 쌓인 얼음이 불과 30년 만에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쿰부 빙하는 매년 평균 약 20m씩 내려앉고 있어 거대한 눈사태 우려를 낳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평평했던 공간이 2~3주 만에 부풀어 오르는 현상도 매주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빙하 연구 3개년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영국 브린허바드 교수는 "얼음이 녹으면 돌무더기 아래 지표면이 변형되면서 연못이 생기고, 연못이 합쳐져 큰 호수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산악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한가운데 물길이 흐르기 시작했고 위험할 정도로 땅의 균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사진 Prakash Mathema/AFP/Getty Images)/뉴스펭귄

두 번째는 네팔 정부의 과도한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다. 네팔 정부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479건의 허가증을 발급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 허가량이다. 허가증은 2023 한화 기준 약 1971만원에 달하는 고가다.

허가증 발급은 네팔의 주요 수입원이라 정부는 등반 허가를 줄이지 않았다.

네팔 관광부 카티와다 국장은 “올해 등반 시즌이 평년보다 일찍 시작됐고 기간도 길었기 때문에 등반 허가를 많이 내준 것이지, 현재 우려하는 것과 같은 과밀 수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네팔 국립산악가이드협회 회장은 “너무 많은 허가증으로 등반 패턴이 바꼈다”며, “예전엔 잘 훈련된 등반가들이 다수였으나 지금은 단순히 에베레스트 정상을 보고 싶어 하는 초보 등반가가 많다. 에베레스트는 이제 돈만 지불하면 갈 수 있는 놀이터가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일부 전문 산악인들 역시 "해발 8848m인 에베레스트를 등반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도 쉽게 허가 받을 수 있어 사고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한편, 에베레스트는 최근 쓰레기 문제도 대두됐다. 얼마 전 에베레스트 셰르파 톈지가 개인 SNS에 쓰레기로 뒤덮인 에베레스트 영상을 올리며 화제가 됐다. 그가 올린 영상에는 텐트, 빈 산소통, 철제 그릇, 화장지 등 많은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었다. 이날 톈지는 팀원들과 함께 약 200㎏에 달하는 쓰레기를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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