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호수 바닥 드러나…20억 인구 '물 부족' 위협↑

  • 남예진 기자
  • 2023.05.22 15:12
두 사진은 세계 최대 호수인 카스피해의 해안선을 다른 시기에 촬영한 것이다. 왼쪽은 2000년에 촬영됐고, 오른쪽은 2022년에 촬영됐다. 불과 22년 만에 수위가 상당히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NASA Earth Observatory)/뉴스펭귄
두 사진은 세계 최대 호수인 카스피해의 해안선을 다른 시기에 촬영한 것이다. 왼쪽은 2000년에 촬영됐고, 오른쪽은 2022년에 촬영됐다. 불과 22년 만에 수위가 상당히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NASA Earth Observatory)/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빙하를 제외한 지표면의 담수 87%를 저장하는 '호수'의 저수량이 기후위기와 물 소비량 증가로 인해 감소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등 국제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호수는 야생동물뿐 아니라 사람들의 식수, 수력발전, 농업 등에 사용되는 담수를 공급하며, 다량의 탄소를 저장해 온실가스의 영향을 억제하는 등 그 중요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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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일부 호수를 제외하고는 기온변화, 물 소비량, 강우량, 침전물 등에 의한 저수량 변화가 꾸준히 감시되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ICESat-2, Sentinel 등의 위성이 1992~2020년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천연 호수 1051개와 인공 호수 921개, 총 1972개의 호수를 대상으로 면적과 수위 변화 등을 조사했다.

전세계 자연 호수와 인공 호수의 저수량 변화를 나타낸 지도다. 자연 호수는 진홍색과 진청색으로 추세를 나타냈고, 인공 호수는 연홍색과 연청색으로 추세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또 건조 지역과 습윤한 지역을 구분해 어떤 차이를 나타내는지 관찰했다. (사진 Satellites reveal widespread decline in global lake water storage 논문)/뉴스펭귄
전세계 자연 호수와 인공 호수의 저수량 변화를 나타낸 지도다. 자연 호수는 진홍색과 진청색으로 추세를 나타냈고, 인공 호수는 연홍색과 연청색으로 추세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또 건조 지역과 습윤한 지역을 구분해 어떤 차이를 나타내는지 관찰했다. (사진 Satellites reveal widespread decline in global lake water storage 논문)/뉴스펭귄

그 결과 지난 28년간 호수 53%의 저수량이 감소했으며, 24%만이 댐 건설과 빙하 용융 등에 의해 수위가 증가했음이 밝혀졌다.

보고서는 "총 손실량을 계산한 결과, 누적 602.283㎦가 유실됐다"며 "2015년 미국 전역의 물 소비량과 맞먹는다"라고 말했다.

이를 국내 최대 저수지인 예당 저수지의 최대 저수량(4607만㎥)과 비교할 경우, 예당저수지 약 1만3000개가 사라진 것과 같은 수준이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색이 붉게 변한 이란의 우르미아 호수. 이는 호수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수위가 감소할 수록 붉은색을 띄어 나타나는 현상인데, 최근 저수량이 줄면서 미생물이 붉어지는 일이 잦아지는 추세다. (사진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색이 붉게 변한 이란의 우르미아 호수. 이는 호수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수위가 감소할 수록 붉은색을 띄어 나타나는 현상인데, 최근 저수량이 줄면서 미생물이 붉어지는 일이 잦아지는 추세다. (사진 NASA Earth Observatory)/뉴스펭귄

자연 호수 56%는 지구가열화와 물 소비량 급증으로 저수량이 감소했지만, 저수지와 같은 인공 호수는 가뭄과 물 소비량 변화보다는 '침전물'에 의한 저수량 감소가 우세했다.

인공 호수는 침전물에 의해 저수량이 연간 13.19GT 감소했는데, 이는 댐으로 확보한 저수량의 80%를 상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연구진은 "카스피해나 사해처럼 건조 지역뿐 아니라 아마존처럼 습한 지역과 북극과 같은 극지에서도 호수의 저수량이 감소했다"며 "이는 기후위기가 건조한 곳은 더 건조하게, 습한 곳은 더 습하게 만든다는 기존 견해와 상반되는 결과"라고 밝혔다.

공동 저자인 벤 리브네(Ben Livneh) 박사는 "호수에서 더 많은 물이 증발하면 대기 중 수분이 늘어나 비와 눈이 더 많이 내리게 된다"며 "다만 이들이 호수로 온전히 되돌아가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저수량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호수 인근 거주민들이 물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며 "수자원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수문학자 탐린 파벨스키(Tamlin Pavelsky) 교수는 "우르미아호와 솔턴호처럼 생태학적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대체 수원지가 없어 인근 주민들의 의존도가 높은 호수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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