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줄”…서울 뒤덮은 ‘동양하루살이 떼’

  • 박연정 기자
  • 2023.05.19 15:17
불빛에 몰려든 동양하루살이. (사진 남양주시청)/뉴스펭귄
불빛에 몰려든 동양하루살이. (사진 남양주시청)/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최근 전국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는 동양하루살이 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함이 증가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에는 동양하루살이가 야기하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민원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19일 <뉴스펭귄>이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 확인한 결과 전날 밤까지 총 104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서울 성수동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은 “멀리서 봤을 때는 점 같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벌레가 가게 창문에 온통 붙어있었다”고 말했다.

 

공원이나 인파가 몰리는 잠실 야구장에도 동양하루살이 떼가 출몰했다. 18일 SPOTV가 송출한 LG vs SK의 시즌 5차전 경기 중계 화면에 동양하루살이가 포착됐다. 이를 본 관객들은 “눈이 오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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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몰리는 동양하루살이 떼는 지난해 서울 은평구를 뒤덮은 ‘러브버그’ 사태를 연상케 한다. 작년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털파리 떼가 서울 서북권을 뒤덮어 각 지자체가 긴급 방역에 나선 바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이 흐르는 하천이나 계곡 등에서 서식하는 수서곤충이다.

5~6월 사이 한강에 인접한 서울 5개 구(강동 광진 송파성동강남)와 남양주, 하남 등지에서 주로 출몰한다.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것과는 달리 동양하루살이는 위생해충이 아니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동양하루살이는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지 않아 감염병을 옮기지 않는다. 대개 4~5일 이내 자연적으로 죽으며 밝은 불빛을 좋아해 상권 주위로 모인다.

백민정 국립생물자원관 전문위원은 19일 <뉴스펭귄>과 인터뷰에서 “동양하루살이가 출몰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가 기후위기로 인한 수온 상승”이라며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와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 역시 "기후위기가 동양하루살이 급증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수온이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상승되면 곤충의 체내 온도가 높아져 생장 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성동구청은 “동양하루살이는 밝은 불빛을 좋아하므로 가정이나 상가에서는 밤 8시 이후 조명을 최소화하고, 가능하면 노란색 계통의 빛이나 나트륨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했다. 이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쳐두는 것도 도움이 되며, 혹시 창문이나 유리 등에 붙어있을 경우 물을 뿌리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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