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열화에 점점 앙상해지는 남방참고래

  • 남예진 기자
  • 2023.05.16 15:18
남방참고래. (사진 flickr Steven Rieder)/뉴스펭귄
남방참고래. (사진 flickr Steven Rieder)/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지구가열화의 여파로 남방참고래의 체격이 작아지고 개체수 증가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학교의 포유류 연구소와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학술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남극 크릴을 주식으로 삼는 남방참고래는 여름에는 남극 주변에서 머물며, 남극 주변 해역이 얼어붙는 겨울에는 새끼를 돌보기 위해서 수 천㎞ 떨어진 남아프리카 연안까지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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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남아프리카 연안에는 남방참고래의 먹이가 적어 고래들은 여름철에 비축한 지방을 이용해 새끼를 돌봐야만 한다.

즉 남방참고래의 개체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선 고래들이 여름철 동안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야만 한다.

그런데 지구가열화로 야기된 수온 상승, 해빙 감소 등에 의해 식물성 플랑크톤의 수가 줄어들자 이들을 섭취하는 크릴의 수도 급격히 감소 중이다.

주식인 크릴이 줄어든 남방참고래들은 더 많은 크릴을 섭취하기 위해서 남위 40~50도까지 이동하게 되는데, 남극에서 멀어질수록 크릴의 영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래들은 충분한 열량을 얻지 못하게 된다.

이에 연구진은 지구가열화의 여파로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한 고래들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분석했다.

새끼 남방참고래와 어미 남방참고래.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새끼 남방참고래와 어미 남방참고래.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분석 결과 2019년과 2021년에 발견된 고래들은 1980년대에 관찰된 고래보다 체격이 평균 23% 감소했다.

또 불과 30~40년 전까진 평균 3년마다 새끼 1마리를 출산했지만, 영양분 섭취가 부족한 오늘날에는 출산 빈도가 평균 5년으로 늘어났다.

태어난 새끼 고래들은 어미 고래의 젖에 의존하지만, 어미 고래의 영양분이 불충분한 탓에 새끼들의 성장 속도도 느려졌다.

오르후스대학교 생태과학부의 선임연구원 프레데릭 크리스티안센(Fredrik Christiansen)은 "결국 2019년에 태어난 고래들은 1981년에 탄생한 고래들보다 영양부족에 시달리기 때문에 완전히 성장해도 몸길이가 평균 1m 정도 짧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몸집이 작을수록 범고래 등의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더 많은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지구가열화가 야기한 크릴의 감소는 남방참고래의 영양부족을 유발해 출산율과 성적 성숙도에도 영향을 끼쳐 개체수 회복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프레데릭 연구원은 "영양분이 부족한 해양 환경에 배설물과 사체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고래가 위기에 처한다면, 박테리아부터 상어까지 모든 해양 생물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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