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이 새로운 화폐" 1조 넘는 빚 탕감한 에콰도르

  • 조은비 기자
  • 2023.05.11 16:43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에콰도르가 갈라파고스 해양을 보호하는 조건으로 거액의 부채를 탕감했다.

에콰도르에서 약 970㎞ 떨어진 곳에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는 19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는 자이언트 거북(Giant Tortoise), 바다이구아나(Marine Iguana)  등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고유종이 많아 보존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자이언트 거북. (사진 flickr, Judy Gallagher)/뉴스펭귄
자이언트 거북. (사진 flickr, Judy Gallagher)/뉴스펭귄
바다이구아나. (사진 flickr, pantxorama)/뉴스펭귄
바다이구아나. (사진 flickr, pantxorama)/뉴스펭귄

최근 기예르모 라소(Guillermo Lasso) 에콰도르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며 "에콰도르는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의 부채를 줄이고, 갈라파고스 제도 해양보호를 보장받았다"고 공식 SNS를 통해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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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4일(현지시간)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가 재정 상태가 악화된 에콰도르의 16억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 국채를 6억5600만달러(약 8677억원)에 매입한 것에 따른 반응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매입한 에콰도르 국채를 '갈라파고스 채권'으로 전환했고, 에콰도르 정부는 부채 탕감 조건으로 약 18년 동안 해마다 약 1700만~1800만달러(약 226억~239억원)를 갈라파고스 제도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제공해야 한다.

이번 거래는 향후에도 보존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기금을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2041년 만기를 앞둔 갈라파고스 채권에는 보호 활동을 위해 매년 최소 1200만달러(약 159억원)가 적립되고,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기금 조성을 위해 매년 500만달러(약 66억원)가 적립될 예정이다.

이처럼 '생태보전'과 '부채'를 교환하는 거래는 1980년대부터 이어져왔다. 미국 의회 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볼리비아, 브라질, 코스타리카, 페루, 벨리즈, 바베이도스, 세이셸 등 약 16개국에서 50여 차례의 '생태-부채' 거래가 진행됐고, 이번 거래 금액이 가장 많다.

이와 관련해 구스타보 만리케(Gustavo Manrique) 에콰도르 환경수자원부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새로운 세계 화폐는 생물다양성, 생태전환 외교는 현실"이라는 등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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