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키개구리는 기후변화에도 "코키"라고 울 수 있을까

  • 조은비 기자
  • 2023.05.10 18:30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코키'라고 우는 코키개구리(Coqui frog)의 울음소리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코키개구리는 서인도 제도에 있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의 상징적인 동물이다.

'코키'라는 울음소리 중 '코'에는 다른 수컷에게 자신의 영토임을 알리는 방어의 의미가, '키'에는 암컷을 유혹하는 의미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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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키개구리 울음소리. (영상 출처 : 푸에르토리코 공식 관광 유튜브 채널)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피터 나린스(Peter Narins) 교수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184차 미국음향학회회의(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에서 '푸에르토리코의 기후변화가 개구리 울음소리 변화를 주도한다: 예측과 의미(Climate change drives frog call change in Puerto Rico: Predictions and implications)'라는 내용의 강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음향학회회의는 음향학 분야에서 과학, 기술에 집중하는 국제적인 과학학회다.

피터 나린스 교수는 푸에르토리코의 코키개구리(학명 Eleutherodactylus coqui)가 기후변화에 따라 울음소리가 달라지고 있는 현상을 2014년 생물학 저널 영국 왕립학회보 B(Royal Society B)에 게재한 바 있다.

코키개구리. (사진 UCL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코키개구리. (사진 UCL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이에 따르면 과거 연구진은 코키개구리가 산의 고도에 따라 낮은 곳에서 더 짧고, 높은 음을, 고도가 높은 곳에서 더 크고, 길고, 낮은 음의 울음소리를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2006년 다시 같은 장소에 방문한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푸에르토리코의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코키개구리들이 더 기온이 낮은 고도로 올라갔고, 23년 전에 녹음해둔 코키개구리와 비교해 울음소리가 달라졌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에 참가한 세바스티안 미렌링크(Sebastiaan Menderink)는 "특정한 특징을 가진 울음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우리는 (기존보다) 약간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해야 했다"며 "마치 모든 동물들이 산 위로 올라간 것 같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 코키개구리들도 계속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울음소리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렌링크는 "현재로서는 끔찍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만약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온도 상승은 결국 코키개구리 개체군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고, 푸에르토리코 생태계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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