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 해양산성화에 후각 저하…생존 능력↓

  • 남예진 기자
  • 2023.05.10 16:02
북아메리카 서쪽 해안에서 어획되는 대짜은행게.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북아메리카 서쪽 해안에서 어획되는 대짜은행게.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태평양 연안 지대의 중요 상업 어종인 '대짜은행게(Dungeness crab)'가 해양산성화의 여파로 후각 기능을 잃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생물학술지 '글로벌 변화 생물학(Global Change Biology)'에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양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로,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물과 반응해 탄산(H₂CO₃)과 수소이온으로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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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간의 활동으로 탄소 배출량이 급증하면서 바닷물 내 탄산과 수소이온이 증가했고, 해양의 산도(pH)가 평균치인 pH8.0보다 낮아지는 '해양 산성화' 현상이 발생 중이다.

해양산성화는 해양 생물들의 인지 능력과 후각 기능을 저하해 의사소통, 사냥, 짝짓기 등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짜은행게가 해양산성화로 받는 영향을 실험하는 연구진. (사진 Dr Cosima Porteus 트위터)/뉴스펭귄
대짜은행게가 해양산성화로 받는 영향을 실험하는 연구진. (사진 Dr Cosima Porteus 트위터)/뉴스펭귄

이에 연구진은 대다수의 게가 시력이 나빠 후각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해양산성화가 게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대짜은행게를 pH 7.7의 수조에 10일간 넣고 후각 기능의 변화를 관찰했다.

게는 더듬이에 분포하는 신경세포를 이용해 냄새를 인지하며 더듬이를 활발하게 움직일수록 냄새를 분석하기 쉽기 때문에 생존에 더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된 대짜은행게들은 대조군에 비해 냄새 입자의 농도가 10배 높은 환경에서도 냄새를 인지하지 못했고, 더듬이를 활발하게 움직이지도 않았다.

또 후각 신경의 냄새 인지율이 대조군에 비해 50% 떨어졌고, 후각 신경세포의 부피도 25%가량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코지마 포르테우스(Cosima Porteus) 박사는 "후각 신경세포가 냄새를 인지하지 못하면 세포가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몸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게들의 냄새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결국 암컷들이 알을 낳기 위한 에너지를 충분히 얻지 못하기 때문에 개체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대짜은행게에게만 해당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후각에 의존하는 대게와 왕게(킹크랩) 등 다른 생물들도 겪을 수 있으며,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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