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작별할 시간"… 환경 위해 전용기 운행 금지한 공항

  • 남예진 기자
  • 2023.05.05 08:35
스키폴 공항의 전경. (사진 Amsterdam Airport Schiphol 페이스북)/뉴스펭귄
스키폴 공항의 전경. (사진 Amsterdam Airport Schiphol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시민들의 노력 끝에 스키폴 공항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유럽의 가장 큰 공항이자 네덜란드의 주요 탄소 배출원인 스키폴 공항에서 전용기 사용이 금지된다는 소식을 지난 2일 전했다.

스키폴 공항은 네덜란드에서 규모가 가장 큰 탄소 배출원으로 연간 120억㎏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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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스키폴 공항의 탄소 감축을 위해 올해 11월부터 항공기 운항 횟수를 연간 54만편에서 44만편으로 소폭 감축할 계획을 내세웠지만, 전용기는 예외 대상으로 뒀다.

다만 유럽 비영리 환경단체 운송환경연합(Transport & Environment)의 조사에 의하면 전용기가 지구가열화에 미치는 악영향은 일반 항공기의 15배, 기차의 50배에 달한다.

또 그린피스와 네덜란드 환경연구그룹 CE델프트(CE Delft)의 공동 조사 결과, 최근 몇 년간 유럽 내 전용기 비행 횟수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그중 50% 이상이 750㎞ 이하의 단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운행됐다. 당시 전용기가 이동한 지역 대다수가 기차로도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키폴 공항에서 출발하는 전용기들이 방문하는 휴양지들. 스키폴 공항과 이비사 간의 거리는 약 1500km, 칸과의 거리는 980km, 인스부르크와의 거리는  정도 된다. (사진 구글 지도 갈무리)/뉴스펭귄
스키폴 공항에서 출발하는 전용기들이 방문하는 휴양지들. 스키폴 공항과 이비사 간의 거리는 약 1500km, 칸과의 거리는 약 980km, 인스부르크와의 거리는 약 730km 정도 된다. (사진 구글 지도 갈무리)/뉴스펭귄

스키폴 공항에서 운행된 전용기 30~50%도 암스테르담에서 멀지 않은 △스페인 이비사 △프랑스 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등으로 떠나기 위해 운행됐고, 이미 일반 항공기가 50편 이상 운행되고 있는 런던까지 이동하기 위해 전용기가 사용된 사실도 밝혀졌다.

그린피스와 멸종저항의 기후 활동가들이 항공기 바퀴 앞에 앉아 전용기 운항 축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Extinction Rebellion)/뉴스펭귄
그린피스와 멸종저항의 기후 활동가들이 항공기 바퀴 앞에 앉아 전용기 운항 축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Extinction Rebellion)/뉴스펭귄

이에 그린피스, 멸종저항 등의 환경단체와 인근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대기 오염의 주범이자 주요 탄소 배출원인 전용기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한 비폭력 시위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당시 그린피스 네덜란드 지부 캠페인 책임자 데비 즐로흐(Dewi Zloch)는 "항공기 대신 대중교통 사용을 늘리길 권한다"며 "스키폴 공항이 초래하는 오염을 멈추기 위해 불필요한 단거리 비행과 전용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키폴 공항 측은 시민들의 목소리와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2025년부터 개인 전용기와 기업 소형 항공기의 비행기 활주로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근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오전 12~6시까지 운행되는 야긴 비행을 금지하고, 활주로 증설 계획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키폴 공항은 "이미 많은 항공편이 운행되는 만큼, 전용기 대신 일반 항공기를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그린피스 네덜란드는 "우리는 스키폴 공항을 시작으로 전용기 운행 금지 캠페인을 더 많은 국가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네덜란드에서 가능하단 것을 보여줬으니 다른 나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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