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들이 겪을 기후 피해는?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기후위기로 어린이들이 겪을 피해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환경보호청(이하 EPA)은 0~17세에 해당하는 자국 어린이들이 입을 피해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EPA의 대기보호국(OAP)에 의해 추진됐다.

EP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들은 다양한 신체적, 인지적, 행동적, 사회적 요인들로 인해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하다"며 "어린 시절의 기후변화 관련 영향은 학습, 신체건강, 만성질환 및 합병증 등 평생에 걸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보고서는 1986년~2005년에 관측된 지구평균기온보다 2°C, 4°C가 상승한 상황에 대해 분석했으며 폭염, 대기오염, 환절기 증가, 전염병, 홍수 피해 등 5가지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또 보호자들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조치도 함께 소개됐다.

폭염

지속적인 고온, 폭염 등은 탈수를 일으키고 수면을 방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균 4~7%의 학업능력 감소를 야기하고, 미래 소득 감소까지 일으킬 것으로 추정됐다.

교내 에어컨 설치는 부분적으로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고, 저소득층 학교나 흑인, 히스패닉, 라틴계 학교에서는 에어컨 설치 비율도 낮기 때문에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온으로 인한 어린이들의 응급실 방문 횟수는 매년 5~9월 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호자에게는 어린이들이 폭염에 노출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알고, 초기 증상을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기오염

미세먼지, 산불 발생 등으로 악화되고 있는 대기질에 대한 영향도 분석됐다.

임산부는 조산 위험률이, 어린이들은 기관지염, 암, 폐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 그중 천식은 지구평균기온 2°C, 4°C 상승에 따라 각각 4%, 11%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BIPOC(백인이 아닌 인종) 어린이들은 미세먼지 노출로 발생하는 새로운 천식 진단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비해 보호자는 대기질이 안 좋을 때 아이들의 야외 활동을 제한하고,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실내 대기질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환절기 증가

기온 상승으로 꽃가루 알레르기, 천식 등이 기승을 부리는 환절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호흡기 질환 환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꽃가루에 노출된 어린이들이 겪을 건강상 영향은 지구평균기온이 2°C, 4°C 상승한 상황에서 각각 17%,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BIPOC에 해당되는 어린이들이 더 피해에 취약하다.

보호자에게는 잠재적인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의사와 상담 후 알레르기 테스트를 하고, 적절한 약을 구비해놓는 방안 등이 추천됐다.

홍수

홍수로 인해 더 높은 비율의 주택 피해가 발생하고, 수인성 병원균 및 곰팡이 노출 빈도가 높아진다. 해수면이 50~100㎝ 상승했을 경우에는 미국 해안 지역에 사는 백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집을 잃는 수해 피해를 입게 된다.

보호자에게는 아동에게 홍수 발생 시 대피할 수 있는 경로를 미리 교육하고, 곰팡이의 위험성과 청소 방법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해로 집을 잃었을 경우 아동 심리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됐다.

전염병

기후변화는 곤충바이러스 벡터 매개 곤충과 진드기, 모기 등의 범위, 활동 기간을 확장시킬 수 있다.

보고서는 미국 동부에서 지구평균기온 2°C 상승 시 라임병 등 관련 질병으로 인한 환자수가 현재 수준보다 31% 증가하고, 4°C 상승 시 272%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에서 흔한 진드기 매개 질병 중 하나인 라임병은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소아 관절염, 심장 염증 등 심각한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보호자에게는 아이들에게 긴팔과 긴바지를 착용해 진드기, 모기 노출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라임병 등의 증상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