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걷는 대형동물들의 속사정

  • 남예진 기자
  • 2023.04.24 17:36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몸집이 거대한 동물일수록 열 배출이 어려워 천천히 걷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통합 생물다양성 연구센터의 연구원들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생물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야생동물들은 먼 거리를 단시간에 이동할수록 음식, 물, 짝을 찾는 데 있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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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간이 야기한 서식지 파편화와 기후위기 때문에 먼 거리까지 이동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코끼리나 기린처럼 거대한 동물들은 큰 다리 등을 이용해 시속 40㎞ 이상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동물 532종을 대상으로 체중과 이동 속도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a) 녹색은 이동을 위해 소비하는 시간이며, 붉은 색은 열을 방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나타낸 것이다. 몸집이 클수록 최대 속도가 빠르지만, 열을 방출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즉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 몸집이 거대할수록 이동 시간보다 열 방출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사진 The travel speeds of large animals are limited by their heat-dissipation capacities 논문)/뉴스펭귄
(a) 녹색은 이동을 위해 소비하는 시간이며, 붉은 색은 열을 방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나타낸 것이다. 몸집이 클수록 최대 속도가 빠르지만, 열을 방출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즉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 몸집이 거대할수록 이동 시간보다 열 방출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사진 The travel speeds of large animals are limited by their heat-dissipation capacities 논문)/뉴스펭귄

체중이 1톤 이하인 동물들은 체중이 증가할수록 평균 이동 속도도 증가하지만, 무게가 1톤 이상 넘어갈 경우 종과 관계없이 이동 속도가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몸집이 커질수록 면적 대비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열을 체외로 방출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열을 체외로 방출하지 못할 경우 호흡곤란, 열사병 등에 노출되기 쉬워지기 때문에 대형동물들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육상동물뿐 아니라 물 속에서 체온을 낮추는 하마 등과 같은 수생 동물에게서도 관찰됐다.

이는 몸집이 작을수록 열을 발산하는 데 유리하다는 베르그만의 법칙을 통해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생태 자료가 부족한 종들의 서식 범위 또한 추정할 수 있다"며 기후위기와 서식지 파편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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