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스트레스 받으면 비명 지른다

  • 이후림 기자
  • 2023.04.03 18:25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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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 식물과학부 연구진은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목이 마르면 공기 중에 초음파를 방출한다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셀(Cell)'에 실렸다.

연구는 토마토와 담배 모종, 밀, 옥수수 등 각종 식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정확한 비교를 위해 방음 처리된 작은 상자에 초음파 마이크를 설치한 뒤 식물을 넣고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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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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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줄기를 자르고 물을 주지 않은 식물과 물을 듬뿍 준 온전한 식물을 각각 다른 상자에 넣고 녹음된 소리를 비교했다. 또 한 곳에는 흙만 있는 화분을 넣고 식물이 아닌 흙이 소리를 내는 건 아닌지 여부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흙과 화분만이 있는 상자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반면 목이 마르거나 줄기가 잘린 식물은 시간당 약 35회 소리를 냈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건강한 식물은 시간당 약 한 번 소리를 냈다.

특히 가뭄 스트레스를 받은 토마토는 시간당 40차례 이상 소리를 내는 등 가장 시끄러운 반응을 보였다. 소음은 이처럼 물이 부족하거나 줄기를 잘린 식물에게서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은 마치 팝콘을 튀길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한 '뽁뽁'거리는 소리를 냈다.

소리 주파수는 약 20~100㎑(킬로헤르츠)로 확인됐다. 인간이 들을 수 없는 범위지만 박쥐, 생쥐, 나방 등 일부 동물은 3~5m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음역대다.

그렇다면 성대나 폐가 없는 식물이 어떻게 소리를 내는 걸까?

연구진은 이 소리가 식물 뿌리에서부터 줄기와 잎으로 물과 영양분을 운반하는 통로 '목질부'의 '물관부'에서 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물관부는 빨대를 통해 물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곳에 기포가 형성되고 또 부서지면서 나는 소리라는 설명이다. 특히 가뭄으로 식물이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는 동안에는 기포가 더 많이 생성된다. 다만 정확한 원리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묵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정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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