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취약한 멸종위기동물 7종

  • 이후림 기자
  • 2023.04.01 00:0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폭염, 홍수, 가뭄 등 빈번한 극단적 기상현상을 경험하는 건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다. 지구상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들도 인간이 유발한 기후위기 결과를 함께 겪는다.

지난해 3월 발표된 한 연구는 기후위기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2070년에는 야생동물 3분의 1이 멸종할 것으로 예상했다. 급변하는 날씨, 취약한 생태계 변화, 서식지 파괴, 해양가열화(해양온난화)는 모두 이들 멸종을 부추긴다.

오늘 4월1일은 '멸종위기종의 날'이다. 멸종위기종의 날은 지구에서 영영 사라져가는 동물들의 보전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21년 선포돼 올해 제3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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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이 지정된 이유는 1987년 같은 날, 당시 '환경보전법'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야생동·식물'을 지정, 고시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멸종위기와 기후위기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지구상 모든 동식물이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 중에서도 특히 기후위기에 취약한 멸종위기동물 7종을 소개한다.

 

1. 마운틴고릴라

마운틴고릴라 (사진 Charles J. Sharp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마운틴고릴라 (사진 Charles J. Sharp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야생에 서식하는 마운틴고릴라는 단 1000여마리에 불과하다. 마운틴고릴라 서식지는 기후위기 탓에 속수무책 파괴되고 있다. 

초식동물인 마운틴고릴라는 하루 5~6시간을 먹는 데 쓴다. 주로 나뭇잎, 줄기, 뿌리, 과일 등 식물 약 200종을 섭취한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서식지에 비가 내리지 않게 되자 먹이를 찾기 위해 위험한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동 중 밀렵꾼 표적이 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

 

2. 산호

산호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산호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해양생태계에 필수적인 존재 '산호'는 수명이 가장 긴 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환경조건이 좋다면 수백년까지도 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백화현상을 거쳐 결국 사멸하게 된다.

지난 수십년간 산호 개체수는 대서양과 태평양 모두에서 꾸준히 감소해 왔다. 개체군을 멸종위기로 몰아넣는 주원인은 오염과 해양가열화다. 해양 서식환경이 나빠지면 산호는 공생조류와 멀어진 채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한다. 백화현상이 길어지면 산호는 결국 죽음에 이른다.

 

3. 벵골호랑이

벵골호랑이 (사진 Koshy Koshy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벵골호랑이 (사진 Koshy Koshy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현재 전 세계 야생에는 2000마리가 채 되지 않는 벵골호랑이가 생존한다. 하지만 이들의 마지막 서식지라고 불리는 방글라데시 남부 순다르반스 맹그로브숲은 2070년이면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19년 방글라데시 독립대학교 연구진 조사에 따르면 이곳은 해수면 상승, 극한 날씨, 물과 토양에서의 염분 증가로 2070년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 맹그로브 생태계에 적응해 살아가던 벵골호랑이의 주 서식지가 사라지는 셈이다.

 

4. 제왕나비

제왕나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제왕나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제왕나비는 계절에 따라 매년 약 3200~4800㎞ 장거리를 이동하는 보기 드문 곤충이다. 때문에 극심한 날씨 변동은 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상기후는 제왕나비 이동경로를 헷갈리게 한다. 실제 2010년 이후 제왕나비 이주량은 눈에 띄게 줄은 상태다.

삼림벌채도 심각한 문제다. 나무를 불에 태우면서 방출되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는 제왕나비 서식지를 해치고 목숨을 앗아간다.

 

5. 푸른바다거북

새끼 푸른바다거북 (사진 Manuel Heinrich Emha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새끼 푸른바다거북 (사진 Manuel Heinrich Emha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푸른바다거북은 최대 100년을 사는 장수동물이지만 계속되는 수온상승으로 생존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끼 바다거북은 알에서 부화해 해류를 타고 포식자가 적은 대양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수온상승으로 해류 흐름이 바뀌면서 포식자가 서식하는 위험한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구가열화로 암컷만 태어나고 수컷은 거의 태어나지 않는 '개체군 여성화' 현상도 문제다. 바다거북은 해변에 둥지를 파고 알을 낳는다. 알이 부화할 때 모래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되는데, 약 27.7℃ 이하면 수컷, 31℃ 이상이면 암컷이 된다. 기후위기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부 해변 모래 온도가 급격히 높아져 성비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6. 북극곰

북극곰 (사진 Arturo de Frias Marques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북극곰 (사진 Arturo de Frias Marques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북극곰 생존에 필수적인 게 있다면 그건 '빙하'다. 빙하가 녹으면 북극곰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최근 북극곰은 지구가열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육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해 빙하 손실로 근친교배 사례도 늘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서식지가 단편화된 북극곰이 지역 내 개체들과 짝짓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친교배가 늘면 유전적 다양성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유전적 다양성 감소는 북극곰이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이들 체중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심장 결함과 같은 다양한 유전적 결함을 초래하고 ‘근친교배 우울증’으로 수명, 번식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7. 아델리펭귄

아델리펭귄 무리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아델리펭귄 무리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남극 대륙에 서식하는 아델리펭귄은 차가운 바닷물과 빙하에 의존해 살아간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다. 

아델리펭귄은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기후위기나 급격한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종으로 꼽힌다. 특히 남극에 비가 많이 내리면서 새끼가 얼어 죽는 등 어린 개체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번식과 새끼 생존이 어려워지면서 급격한 개체수 감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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