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에 달린 '10년', 마지노선 넘나 재앙 늦추나

  • 이수연 기자
  • 2023.03.22 18:52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앞으로 10년의 기후행동 중요"

IPCC 6차 보고서 표지를 장식한 기상청 '제38차 기상기후 사진·영상 공모전' 수상작 (사진 IPCC 보고서 갈무리)/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10년 후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시기보다 1.5도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2015년 파리기후협정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이하 IPCC)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총회에서 '제6차 IPCC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승인했다. 2014년 공개한 5차 보고서 이후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들을 종합한 내용이다.

IPCC는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가스로 산업화 시기인 1850~1900년부터 2012년까지 0.85도 상승했고, 이후 8년 사이에 0.25도가 추가 상승해 결과적으로 2020년까지 1.1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없으면 20년간 0.4도가 더 상승해 2030~2035년 안에 1.5도에 도달할 확률이 50%에 달하며 2100년에는 3.2도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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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기 이후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1.5도 제한에 실패하면 폭염 등 최고기온 일수가 20일 늘어난다 (사진 IPCC 보고서 갈무리)/뉴스펭귄
산업화 시기 이후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1.5도 제한에 실패하면 폭염 등 최고기온 일수가 20일 늘어난다 (사진 IPCC 보고서 갈무리)/뉴스펭귄

IPCC는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남은 탄소 배출량은 500Gt, 2도 아래로 제한하기 위한 양은 1150Gt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0Gt으로, 2010년보다 12% 증가했다. 지금보다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지 않으면 10년도 안 돼 500Gt이라는 남은 탄소배출 허용량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지 못하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 최고기온을 보이는 일수가 최대 20일 늘고, 최대 강수량도 30㎖ 늘어난다. 여기에 해수면 상승과 빙하 붕괴 등 돌이킬 수 없는 기후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같은 결과는 어디까지나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때' 발생할 문제다. 이에 IPCC는 기후위기를 늦추기 위해 '단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2030년을 골든타임으로 여겼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안으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43%를 줄여야 하고, 2035년까지 최소 60%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IPCC는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빠르게 줄고 있다"면서 "향후 10년의 기후행동이 앞으로 수천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급한 기후행동만이 모두가 살 수 있는 미래를 보장한다"며 에너지·산업·교통·인프라·식품 등의 분야에서의 기후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화석연료에 대한 공공 및 민간의 자금 흐름은 기후위기 적응과 완화를 위한 자금 흐름보다 크다"며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석연료를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의 과학적 근거를 설명하고, 영향과 위험 및 적응과 완화를 다루는 IPCC 보고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인 논의 테이블에서 중요한 근거로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기후위기 현황'을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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