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서 멸종위기 붉은박쥐 발견

  • 이후림 기자
  • 2023.03.21 12:22
붉은박쥐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붉은박쥐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경북 영양군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에서 멸종위기종 붉은박쥐가 발견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21일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인 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산1번지 인근에 대한 생태·자연도 등급 재평가를 위한 현지조사 과정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붉은박쥐가 발견됐다.

이번 조사는 AWP풍력발전단지 사업자 측 요청으로 진행됐다. 사업자는 예정지 일대가 식생보전가치가 미흡할뿐더러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영양군에 생태·자연도 등급 수정 및 보완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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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업자 측 주장과 달리 국립생태원이 진행한 현지조사에서는 멸종위기종 서식이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현지조사 결과 (사진 이은주 의원실 제공)/뉴스펭귄
국립생태원 현지조사 결과 (사진 이은주 의원실 제공)/뉴스펭귄

지난해 8월 진행된 1차 현지조사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삵과 하늘다람쥐가 발견됐고, 9월 진행된 2차 현지조사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인 붉은박쥐가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해 8월3일 환경부가 최종 협의한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에는 붉은박쥐 서식 자체가 누락돼 있어 이와 관련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생태원 현지조사 결과 (사진 이은주 의원실 제공)/뉴스펭귄
국립생태원 현지조사 결과 (사진 이은주 의원실 제공)/뉴스펭귄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인 붉은박쥐가 영양군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금박쥐로도 불리는 붉은박쥐는 국내의 경우 충청도, 전라도, 경상북도, 제주도에 300~5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인은 산림과 동굴의 훼손이다. 붉은박쥐는 겨울철 동굴을 찾아 동면하고 봄에서 가을까지는 산림지역에 서식한다. 하지만 최근 과도한 산림개발과 도로건설로 이들의 서식지인 자연동굴과 폐광이 파괴되고 입구가 폐쇄되는 등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은주 의원은 "현재 AWP풍력발전단지 사업 예정지에서 멸종위기종 붉은박쥐가 처음 발견된 만큼, 서식환경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4월 중순 AWP풍력발전 공동조사단의 현지조사에서 추가 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WP풍력발전단지는 건설 예정지를 놓고 주민, 환경단체와 사업자, 환경부 사이 논란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예정지 일대에서 멸종위기종 산양을 비롯해 수리부엉이, 하늘다람쥐, 담비, 삵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며 환경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 환경부가 지난해 8월3일 최종 승인한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육상풍력 개발사업 환경성평가 지침'을 어기고 부실∙거짓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환경부를 주축으로 한 공동조사단이 오는 4월 현장조사를 재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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