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 신세' 벗어난 캥거루, 대량 도살은 여전히?

  • 조은비 기자
  • 2023.03.18 00:00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시민들이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캥거루 가죽 사용 중단' 발표에 환호하면서, 대량 도살 문제 해결도 촉구하고 있다.

호주 일부 주에서는 야생 캥거루의 상업적 도살을 허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약 200만마리가 신발 제작 등을 위해 도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센터 포 휴메인 이코노미(Center for a Humane Economy), 캥거루즈 얼라이브(Kangarus Alive),  애니멀즈 오스트레일리아(Animals Australia) 등 수많은 시민단체 및 동물단체를 비롯해 케이티 루드(Katie Rood), 헤더 미츠 필리(Heather Mitts Feeley) 등 일부 스포츠 선수들도 축구화에 캥거루 가죽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들은 합성가죽으로 대체할 수 있음에도 야생동물의 가죽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과, 야생 캥거루를 총살하는 과정에서 어린 새끼 개체까지 둔기에 맞아 죽어가는 비윤리적인 도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 등을 비판하면서 2020년부터 '캥거루는 신발이 아니다(Kangaroos Are Not Shoes)' 캠페인을 추진해왔다.

캥거루 가죽을 축구화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처음으로 내린 스포츠 브랜드는 푸마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푸마는 캥거루 가죽 사용 중단 사실을 알리면서 캥거루 가죽이 사용되지 않은 푸마 킹 시리즈의 신상 축구화를 선보였다.

캥거루 가죽이 쓰이지 않은 신상 축구화 (사진 퓨마)/뉴스펭귄
캥거루 가죽이 쓰이지 않은 신상 축구화 (사진 퓨마)/뉴스펭귄

나이키도 지난 14일 캥거루 가죽 사용 중단 계획을 알리면서 앞으로 축구화 티엠포 시리즈에 캥거루 가죽 대신 자체적인 합성가죽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캥거루 보호에 목소리를 높여왔던 단체들은 푸마, 나이키의 결정을 반기면서도 또 다른 유명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를 언급하고 있다. 대부분 '다음 차례는 아디다스'라는 반응이다.

아울러 올해 초 호주 빅토리아주가 캥거루 도살 허용 개체 수를 약 27% 늘린 것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빅토리아주 측은 2020년에 비해 회색캥거루 개체 수가 24% 증가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대 청원을 진행하고 있는 애니멀즈 오스트레일리아는 "충격적인 결정"이라며 "(빅토리아주는) 최근 심각한 홍수가 캥거루 개체 수에 미친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도살 허용 개체 수를 27%를 증가시켰고, 23만마리 이상의 캥거루에게 죽음을 선고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성이 높은 반려동물 사료 사업에 공급하기 위해 매년 수천마리의 캥거루가 죽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캥거루 대량 도살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과거 캥거루는 번식력이 강하고, 포식자가 없으며,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번식력이 낮고, 포식자가 있으며,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캥거루스 엣 리스크(Karrougues at Risk(2015))는 캥거루는 번식 성공률이 낮고, 새끼 캥거루의 독립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기에 캥거루 개체 수가 급증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캥거루의 평균 수명은 약 8년이다. 새끼가 젖을 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레드캥거루는 13개월, 동부 또는 서부회색캥거루는 18개월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최적의 환경 조건을 적용해도 새끼 캥거루의 사망률은 약 73%에 이르고, 가뭄일 경우에는 약 100% 사망률을 보인다.

포식자는 딩고, 쐐기꼬리수리, 야생화된 개와 고양이, 여우 등이다. 새끼 동부회색캥거루는 약 절반가량이 여우에게 잡혀간 것으로 나타났다.

페타 오스트레일리아(PETA AUSTRALIA)는 "캥거루가 400만년 동안 살아온 땅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다"라며 "토지 황폐화의 진범은 과도한 양과 소의 방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