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 사태" 번식 성공한 남극 바닷새 극소수

  • 이후림 기자
  • 2023.03.15 08:39
흰풀마갈매기 (사진 Samuel Blanc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흰풀마갈매기 (사진 Samuel Blanc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해마다 연초에는 남극도둑갈매기, 남극풀마갈매기, 흰풀마갈매기 등 남극 바닷새들이 둥지를 짓고 알을 낳는 시기다. 때가 되면 바닷새들은 새끼를 낳고 기르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남극 바닷새들의 보금자리 '스바르타마렌(Svarthamaren)'과 인근 '유툴세센(Jutulsessen)' 지역을 찾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바닷새들이 이미 둥지 수만개를 틀었어야 할 시기에 이곳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노르웨이극지연구소 세바스티앙 데캉스(Sebastien Descamps) 교수 연구진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스바르타마렌과 유툴세센 지역을 조사한 결과, 남극 바닷새 대부분이 번식에 실패했다는 연구결과를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관련 보고서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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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르면 이상기후에 따른 극심한 눈보라가 바닷새들의 번식 능력을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 지역의 강설량과 적설량이 예년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흰풀마갈매기 유조 (사진 Matthieu Weber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흰풀마갈매기 유조 (사진 Matthieu Weber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198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스바르타마렌에서는 평균적으로 남극풀마갈매기 둥지 최대 20만여개, 흰풀마갈매기 둥지 2000여개, 남극도둑갈매기 둥지 100여개가 발견됐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번식에 성공한 남극풀마갈매기는 3쌍, 흰풀마갈매기 1쌍에 불과했다. 남극도둑갈매기 둥지는 아예 발견되지 않았다.

남극 바닷새 번식 현황 (사진 커런트바이올로지)/뉴스펭귄
남극 바닷새 번식 현황 (사진 커런트바이올로지)/뉴스펭귄

남극 바닷새들은 맨땅에 알을 낳기 때문에 번식 시기에 눈이 지나치게 많이 내릴 경우 땅에 접근할 수 없게 되고 자연스럽게 새끼를 키울 수 없게 된다.

연구진은 "바닷새 서식지에 눈 폭풍이 몰아칠 때 번식 성공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수십만마리 중 번식에 성공한 개체가 전혀 없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까지 남극반도를 제외한 남극대륙에서는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영향에 따른 명백한 징후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극한 기상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구는 남극대륙의 극한 기상현상이 바닷새 개체수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이러한 이상기후 심각성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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