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서 고마워요"...포동포동 살 올라 비상하는 수리부엉이 (사진 8장)

  • 남주원 기자
  • 2020.03.19 11:04
센터에 입원한 수리부엉이(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지난 1월 중구 영종도에서 구조된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건강을 회복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 제324-2호이자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 부엉이는 지난 1월 28일 낮 인천공항의 한 정비공장 안에서 거의 움직이지 못한 상태로 구조됐다. 이 부엉이를 발견하고 구조를 요청한 시민은 "수리부엉이가 며칠 전부터 공장 안을 힘없이 날아다니더니 점점 활동성이 없어지며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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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구조시 외상 및 골절은 없었으나 전체적으로 흉근이 매우 빈약하고 몸무게가 1.13kg에 불과해 바로 응급처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수리부엉이 몸무게가 1.5~4.5kg인 것으로 볼 때, 구조된 개체는 먹이를 제대로 못먹어 긴 굶주림 끝에 기아 및 탈진 상태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센터 측에 의하면 수리부엉이는 실내 입원실에서 수액 처치와 영양 공급으로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했으며 이후 야외 계류장으로 옮겨져 본격적인 비행 및 먹이 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40여 일만에 몸무게는 약 2.52kg까지 회복됐고 활력도 되찾아 자연으로 돌아가도 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양측 서혜부에 피하수액 실시(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금속가락지 부착(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야외에서 사냥 훈련 중인 수리부엉이(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자연복귀는 동물이 원래 살던 장소로 돌려보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영종도는 공항과 아파트가 들어서 있고 먹이 부족으로 또 다시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다. 이와 같은 판단으로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어느 정도 자연 환경이 보존돼 있고 수리부엉이가 실제 서식하고 있는 영흥도를 자연복귀 장소로 정했다고 알렸다.

센터 측은 "복귀 후 자연 적응 및 생태 모니터링을 위해 위성항법장치(GPS)와 개체 식별 가락지를 부착했다"며 "앞으로 약 8개월간 GPS 추적으로 얻어진 데이터를 활용하면 수리부엉이의 활동 반경과 이동 경로 등을 알 수 있어 자연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도경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도시 산업화로 인해 서식지와 먹이가 줄면서 동물의 기아 및 탈진은 구조 3순위 안에 들 만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이 야생동물 보호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다치거나 힘 없는 동물을 발견하면 센터로 꼭 연락 주길 바란다"며 당부했다.

이하 자연으로 복귀하는 수리부엉이(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사진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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