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탄소배출원'..."10년간 배출량이 흡수량보다 많아"

  • 성은숙 기자
  • 2023.01.11 16:31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벌목된 열대림이 탄소배출원으로 지목됐다. 벌목된 후 최소 10년 동안 상당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생명과학부 연구진 등은 9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학술지 PNAS에 게재했다. 

논문 저자 마리아 밀스(Maria B. Mills) 등은 연구결과 적당히 벌목한 숲에서 새로운 나무들이 빠르게 자라면서 최소 10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보다 벌목한 숲의 토양 유기물이나 썩은 나무 잔해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벌목 과정에서 수십년 동안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흙을 뒤집고 나무를 베어내거나 상처 입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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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벌목이 적정하게 이뤄진 곳의 평균 탄소배출량은 1.75톤, 모두베기 방식으로 벌목이 이뤄진 곳은 5.23톤 가량이며, 이 정도의 배출은 벌목 후(post-logging) 최소 10년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토양과 수목의 손상을 줄일 수 있는 벌목 방법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간이 변형시킨 숲을 전 세계 탄소예산안에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는 숲 생태계의 안정성 등을 연구하는 'SAF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구진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지역의 열대림에서 2011~2017년 기간 동안 측정된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구표면과 대기에서 생태계의 이산화탄소 교환 등을 측정하는 '에디공분산 플럭스 타워(Eddy covariance flux tower)'가 사용됐다. 

숲을 벌목해 탄소흡수능력이 좋은 새 나무를 심고, 산림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탄소중립 방안 중 하나다.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사진 산림청)/뉴스펭귄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사진 산림청)/뉴스펭귄

국내의 경우 2021년 1월 산림청은 나이 많은 나무를 베어낼 수 있도록 벌기령을 조정하고, 목재와 산림바이오매스 이용을 활성화하는 등의 방법을 골자로 한 탄소중립 전략(안)을 발표, 뭇매를 맞은 적 있다. 이 전략(안)의 목표는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심기를 통한 2050년 탄소중립 3400만톤 기여'였다. 

이후 산림청은 민관협의회 논의를 거쳐 '산림의 순환경영과 보전·복원'이라는 새로운 목표 아래 벌기령을 낮추는 내용 등을 삭제하고, 산림순환경영을 강화하는 등 당초 전략(안)을 수정했다. 

같은해 2월 국내외 저명한 과학자 500여 명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기후와 생물다양성 모두의 측면에서 나무는 죽은 것보다 살아있는 것이 더 가치있다. 향후 순배출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산림을 태우지 않고 산림의 보존과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냈었다. 이들은 천연림과 생물다양성을 파괴하고, 산림을 태우는 등의 바이오에너지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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