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상승 여파로 어류 기생충도 생존 '적신호'

  • 남예진 기자
  • 2023.01.11 15:19
미국 버크 자연사 박물관이 소장한 어류 표본. 체내에 포함된 기생충도 함께 보존돼 있다.(사진 워싱턴대학교)/뉴스펭귄
미국 버크 자연사 박물관이 소장한 어류 표본. 체내에 포함된 기생충도 함께 보존돼 있다.(사진 워싱턴대학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수온상승 여파로 해양 내 어류 기생충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140년간 해양 기생충 수가 10년 단위로 평균 10.9%씩 감소했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기생충은 혐오스러운 이미지가 강하지만, 과잉 번식한 어종의 개체 수를 조절하거나, 먹이사슬과 생물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어류 기생충의 감소를 무조건 좋은 소식으로 여길 수는 없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연구진은 미국 버크 자연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8종의 어류 표본을 이용해 어류 기생충의 개체 수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에 사용된 어류 표본들은 워싱턴주 북서부에 있는 '퓨젓사운드(Puget Sound)'에 흔히 서식하는 종으로, 피부, 깃털, 털에 서식하는 기생충만 보존된 조류, 포유류 박제와 달리 체내에 있는 기생충도 함께 보존돼 있다.

표본에서 발견된 기생충(사진 워싱턴대학교)/뉴스펭귄
표본에서 발견된 기생충(사진 워싱턴대학교)/뉴스펭귄

조사 결과, 총 699개의 표본에서 85종류의 기생충 1만7259마리가 확인됐으며, 연구 지역에서만 10종이 종적을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일생 동안 1~2종을 숙주로 삼는 기생충에서는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알에서 유충, 성체로 변화는 과정에서 3종 이상의 생물을 숙주로 삼는 기생충은 10년마다 평균 10.9%나 감소했을 뿐 아니라, 9종이 연구지역에서 사라졌다. 

연구진은 환경오염, 어종 분포, 수온 변화 등 기생충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분석한 결과, 1950~2019년 사이 해수면 온도가 1℃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지구가열화로 인해 기생충 번식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온 상승이 기생충의 활력징후에 영향을 미치거나 숙주가 되는 어종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기생충의 생존이 불리해진다.

연구를 이끈 첼시 우드(Chelsea Wood) 박사는 "연구를 통해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어류 기생충이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만약 어류가 아닌 포유류나 조류가 같은 수준으로 감소했다면 곧바로 보존 조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향이 퓨젓사운드 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