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단 3마리 있던 '흰 기린' 밀렵으로 2마리 죽어

  • 남주원 기자
  • 2020.03.11 15:21
이하 케냐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흰 기린(사진 'Hirola Conservancy')/뉴스펭귄

세계에 단 3마리 존재했던 흰 기린 중 2마리가 밀렵꾼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케냐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살던 2마리 흰 기린이 뼈만 남은 채 발견됐다고 이샤크비니 히롤라 야생동물 보호구역관리소(Ishaqbini Hirola Conservancy)는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한 마리는 어미, 또 한마리는 새끼였다. 

두 마리 기린은 가죽과 고기를 노린 밀렵꾼에 의해 살해돼 발견 당시 이미 뼈만 남은 상태였다. 당국은 "지난 몇 달 동안 흰 기린 가족의 행방이 묘연해 수색중이었다"며 "사체를 보니 죽은 지 4개월 정도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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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아흐메드누르(Mohammed Ahmednoor) 소장은 "케냐 전 지역에 매우 슬픈 날"이라며 "우리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흰 기린을 관리하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흰 기린들의 죽음은 이처럼 희귀하고 독특한 종을 보존하기 위해 그간 우리가 해온 수많은 노력들을 다 박살내는 일"이라며 분노했다.

(사진 'Hirola Conservancy')/뉴스펭귄
(사진 'Hirola Conservancy')/뉴스펭귄

어미 흰 기린은 2017년 새끼와 함께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어 지난해 8월 두 번째 새끼를 낳아 세 가족은 케냐 보호구역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아온 터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2마리가 죽음으로써 흰 기린은 이제 세상에 단 한 마리 수컷만 남게 됐다.

한편 흰 기린은 '루시즘(백변종)'을 앓고 있어 피부가 하얀 것으로 나타났다. 루시즘은 동물의 눈을 제외한 피부나 털 등이 부분적 색소 손실로 희거나 밝게 보이는 질병이다. '알비노(백색증)'과 혼동하기 쉬운데, 알비노는 멜라닌 결핍으로 눈이 붉은색인 반면 루시즘은 눈의 색이 일반적인 개체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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