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서재] 지구를 노래하는 마음으로

  • 손아영
  • 2022.10.26 15:16
(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오래 보아야, 자세히 보아야


[뉴스펭귄 손아영] 우리가 어떤 대상을 아름다운 단어로 그리며 노래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대상을 ‘자세히, 오래’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래야 그 안에 있는 기쁨과 슬픔을 만날 수 있고, 어떤 마음으로 부를지 상상해볼 수 있죠. 지구도 마찬가지예요. 지구를 노래하기 위해서는, 지구가 품고 있는 아픈 현실을 제대로 알고, 우리는 앞으로 그를 위해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구를 그린, 몇 편의 시와 함께 그의 모습을 함께 들여다볼까요?

 

숲과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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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숲은 지구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지구의 폐’와 같습니다. 그리고 그 숲이 이루는 거대한 형태가 바로 ‘밀림’이죠. 지구의 가장 대표적인 밀림은 브라질의 ‘아마존’으로, 지구에 필요한 산소를 만들어 내는 곳이에요.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초마다 축구장 면적만큼의 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전력 생산에 있어 상대적으로 화석연료 의존이 낮고, 수력발전의 비중이 높아 ‘청정에너지 그리드’로 불려왔지만, 현재 세계에서 네 번째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가 되었죠.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아마존 산림 벌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매일 축구장 3300개의 면적에 달하는 숲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마존을 비롯한 여러 산림이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는 이유는, 공장식 농축산업을 위해 산림이 개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가열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죠. 이제는 굴뚝에서 나는 연기뿐만 아니라 숲과 흙에서 나는 연기가 지구의 폐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네요.

 

바다의 여왕, 고래


(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시인이 고래를 바다의 여왕으로 칭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고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엄청난 양의 탄소를 흡수하며 바다의 정상적인 순환을 돕는데요. 평균 60여 년의 수명을 사는 고래는 사는 동안 몸에 탄소를 축적하고, 죽을 때는 한 마리당 평균 33톤의 탄소를 품은 채 바다 밑으로 가라앉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매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인 약 22kg과 비교하면,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양이죠. 하지만 고래 식용문화가 남아 있는 현재, 고래는 여전히 연구·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해 전 세계적으로 포획이 금지된 ‘참고래’의 사례만 봐도 그렇습니다. 2016년 경북 포항 구룡포에서 어망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참고래가 해경과 수협의 실수로 약 3억원에 유통된 적이 있고, 2019년 제주 바다에서 어린 참고래가 사체로 발견됐을 때 일부 매체에서는 보호종 지정이 되어 있지 않아 시중 판매가 가능했다면 ‘바다의 로또’가 됐을 것이라고 표현했죠. 

 

땅이 흔들리는 이유


(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이제 한반도의 지진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8~2015년 지진은 한 해 평균 33회 발생했으나 2016년에는 254회가 발생했습니다. 지진은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피부에 해당하는 지각이 10여 개의 움직이는 판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판이 움직이며 지진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판을 움직이게 만드는 조그마한 힘 중 하나가 바로 지하수인데요. 지하수는 지각에 쌓여가는 힘을 적당히 풀고 조절하는 안마사의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땅속 지하수의 압력이 증가하면 암석에 생긴 미세한 균열 틈으로 지하수가 스며들어 암석을 약화시키고, 단층면들의 마찰을 줄여 지진을 촉진하죠. 단단한 쿠키가 우유에 절여지면 쉽게 부서지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기후위기로 인한 기상 변화는 지하수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지진 발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이제는 기후위기가 지진이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좋은 지구인이 되기 위한 노력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하비에르 루이스 타보아다 작가의 시 <좋은 지구인이 되기 위한 노력>의 일부 구절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은 손바닥처럼 좁아,
결국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고
우리는 좋은 지구인이 되기 위해
우리만의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해.
우리는 잠시 이 지구를 빌려 살 뿐이니까.

어쩌면 잠시 머물다 갈 뿐인 우리가, 지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픽 손아영)/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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