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야 고양이야' 네팔에서 포착된 수수께끼 동물

  • 이후림 기자
  • 2022.10.09 00:05
빈투롱 (사진 위키미디어 - 4028mdk09)/뉴스펭귄
빈투롱 (사진 위키미디어 - 4028mdk09)/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네팔에서 생소한 동물이 포착됐다.

네팔 자연보호재단(NTNC)은 그간 네팔에서 단 한 번도 포착되지 않은 동물 '빈투롱'이 서부 포카라계곡 인근 지역 파르샹에서 발견했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행했다. 

'곰고양이'로도 불리는 빈투롱은 네팔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부탄, 캄보디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지에 서식한다고 기록돼 왔지만 네팔에서 실존 증거가 발견된 건 이번이 최초다. 네팔 숲에 분포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 했을 뿐 실존 개체가 확인된 건 처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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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빈투롱은 한 가정집 배수로에서 포착됐다. 집주인 라다 크리슈나 리잘(Radha Krishna Rijal)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동물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이웃 주민들에게 전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Samjhana Bhandari)/뉴스펭귄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Samjhana Bhandari)/뉴스펭귄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Smreeti Poudel)/뉴스펭귄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Smreeti Poudel)/뉴스펭귄

리잘은 "아기 고양이처럼 몸집이 아주 작았고 온몸은 털로 뒤덮여 있었다. 특히 눈에 띄게 긴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해당 지역은 우기를 맞아 계속해서 비가 내리던 상황이었다. 범람하는 배수로에 갇힐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이 동물을 우선 구조한 뒤 쌀과 과일을 줬지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녀석은 무엇보다 지렁이를 먹는 데 온 관심이 쏠려 있었다.

주민들은 지역산림청에 동물을 데려가 응급처치를 하고 밤새 돌본 후, 마지막으로 호박을 먹인 뒤 야생에 풀어줬다.

빈투롱을 처음 본 일부 주민들은 이 동물의 정체를 '수달'로 추측했다. 단순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명확한 정체를 알 수 없다고 판단한 리잘과 주민들은 당시 찍어두었던 동물 사진을 전문가와 자연보호재단에 의뢰했다.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Samjhana Bhandari)/뉴스펭귄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Samjhana Bhandari)/뉴스펭귄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Laxmi Sunar)/뉴스펭귄
네팔 가정집 배수로에서 발견된 빈투롱 (사진 Laxmi Sunar)/뉴스펭귄

그 결과 베일에 싸인 이 동물이 그동안 네팔 야생에서 단 한 번도 포착되지 않은 빈투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진을 식별한 자연보호재단 마두 체트리(Madhu Chetri) 박사는 "빈투롱이 네팔에 서식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진적 증거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며 "빈투롱 서식 반경이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살아있는 개체를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빈투롱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빈투롱 (사진 Pixabay)/뉴스펭귄
빈투롱 (사진 Pixabay)/뉴스펭귄
빈투롱 (사진 위키미디어 - Bart Van den Bosch)/뉴스펭귄
빈투롱 (사진 위키미디어 - Bart Van den Bosch)/뉴스펭귄

빈투롱은 곰과도 고양잇과도 아닌 사향고양이과에 속하는 동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 단계에 등재된 멸종위기종이다. 곰과 고양이를 반씩 닮은 생김새 때문에 '곰고양이'라고도 불린다. 주요 위협은 서식지 손실과 산림 황폐화, 밀렵 등이다.

빈투롱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빈투롱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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