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도 함께하자" 세 맹수의 영화 같은 우정

  • 남주원 기자
  • 2022.07.31 00:00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사자와 호랑이, 곰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화 같은 우정 이야기가 재화제가 되고 있다.

때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마약 밀매업자 자택 지하실에서 아프리카사자 '레오(Leo)', 벵골호랑이 '시어 칸(Shere Khan), 미국흑곰 '발루(Baloo)'가 발견됐다.

세 맹수는 모두 생후 1살이 채 되지 않은 어린 개체였으며 영양실조와 기생충 감염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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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는 학대 과정에서 코에 난 상처가 방치되는 바람에 감염이 진행됐으며 시어 칸은 극심한 영양실조로 매우 마른 상태였다.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특히 발루는 목줄이 살갗을 깊숙이 파고들어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발루를 묶어놓은 목줄은 발루 몸집이 커지는 동안 그대로였다. 

구조 이후 세 동물은 조지아주에 위치한 ‘노아의 방주 동물 보호소(Noah's Ark Animal Sanctuary, NAAS)'로 옮겨졌다. 

발루는 수술을 받는 동안 난생처음 레오, 시어 칸과 떨어져 지냈다. 새끼 때 악몽 같은 시간을 함께 견뎌낸 탓일까. 발루가 보이지 않자 레오와 시어 칸은 극도로 불안해하는 등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다.

The BLT

Have you heard the story of how The BLT - Baloo, Leo and Shere Khan came to be? Baloo the American black bear, Leo the African lion, and Shere Khan the Bengal tiger; known as "The BLT" came to Noah's Ark in 2001 after they were discovered by police officers in a basement of an Atlanta home during a drug raid. At only a few months old, all three cubs were frightened, malnourished, and infected with internal and external parasites when the Georgia Department of Natural Resources brought them to Noah’s Ark. Baloo, Leo and Shere Khan eat, sleep, and play together and even seek out grooming and affection from one another, head rubbing and licking each another. Their terrifying early months in life bonded the three together and they are truly inseparable despite their obvious differences. How far can we spread their story? Please share. :-) <3 www.noahs-ark.org

게시: Noah's Ark Animal Sanctuary 2015년 4월 13일 월요일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수술을 무사히 마친 발루가 레오와 시어 칸 곁으로 돌아간 이후 셋은 평생 함께했다. 그들은 함께 먹고 자고 놀았으며, 서로를 핥아주고 몸을 부비는 등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보호소 측에 따르면 때때로 세 맹수 중 하나가 상대방 꼬리를 밟거나 너무 거칠게 놀거나 장난감을 훔치는 등 기분을 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서로를 다치게 한 적은 결코 없다.

당시 보호소 큐레이터였던 앨리슨 헤지코스(Allison Hedgecoth)는 "놀라운 점은 그들의 특별한 유대감이 성체가 돼서도 지속됐고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보통 한 마리가 낮잠을 자면 모두 가까운 곳에서 낮잠을 자고 한 마리가 개울로 걸어가면 다른 녀석들이 따라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그냥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사진 Noah's Ark Animal Sanctuary)/뉴스펭귄

보호소에서 15년 이상 서로에게 의지하며 '베스트 프렌드'로 지낸 레오, 시어 칸, 발루. 이들 중 레오와 시어 칸은 이후 차례대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화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면서 2016년 레오가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났고 2년 후 시어 칸이 눈을 감았다.

현재 발루 혼자만이 두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채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다. 발루는 지난해 20주년 생일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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